그래도 다행히 한 줄기 빛을 보았다
5월 2일, 뺑소니를 당했어요.
상가 주차장에 대놓고 3시간 만에 가보니, 운전석 쪽에 긁힌 자국이 있더라고요. 당황한 남편은 현장 사진 찍다 폰을 떨어뜨려 액정이 산산조각 났고요.
크게 찌그러진 것도 아니고 살짝 도색만 하면 되는 정도라서 사고 때문에 화가 나진 않았는데 아무 조치 없이 도망간 건 정말 괘씸하더라고요.
블랙박스를 뒤져 수상한 차를 특정해 곧장 신고했죠. 하지만 하필 연휴가 낀 바람에 일주일이나 지나 경찰로부터 연락을 받았어요. 안타깝게도 "그 차를 확인해 봤지만 이상 없었다"는 미심쩍은 결과였고요.
결혼기념일에 이어 근로자의 날까지 이틀 동안 그리도 신바람이 나더라니!
그래도 연휴에 폰이 박살 났으면 참말로 답답했을 텐데 하루 일찍이라 수습할 시간 있었던 거라도 다행이라 해야 할까요?
그리고 5월 19일, 이번엔 제 차입니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어요. 지나가다 긁었으니 와서 확인해 보라고요. 주차장에 자리가 없어서 상가 건물 앞에 차를 대놨더니 사달이 났네요.
2주 전의 기억 때문에 연락 주셔서 감사하다고 했어요. 사고를 당했는데 감사하다고? 당연한 조치를 한 건데 그분으로선 좀 의아하셨을지도요.
불법주차를 한 건 아니지만 다른 차 피하다 제 차 쪽으로 너무 붙었다 하시니 오히려 죄송한 마음도 들더라고요.
게다가 티가 거의 안 나서 한참 지나 알아채곤 "우이씨, 어디서 이랬지?"했을 정도랄까.
견적 뽑아 연락 달라고 하셨는데 컴파운드로 말끔하게 닦이길래 신경 안 쓰셔도 되겠다고 말씀드렸어요.
이렇게 서로 얼굴 붉힐 일 없이 해결하니 얼마나 좋아요.
잘못 없는 사람이 피해를 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숫자는 많지 않더라도 저런 정직한 분들이 세상을 밝혀주신다면 여전히 살 만한 세상 아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