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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주이 Jul 21. 2022

Reject

간호학을 공부하는 그대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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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한 논문의 심사 결과가 나왔다.

'reject'

게재가 거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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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한 논문이 게재 거절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처음 투고한 논문이 거절당했을 때 느꼈던 당혹감과 왠지 모를 부끄러움은 나에게 한 동안 게재가 잘 되는 저널을 찾게 했다. 실로 몇 편은 그렇게 쉬운 길을 찾아 게재했음을 부인할 길이 없다.

빨리 실적을 내고 싶었다.


그런데 논문을 쓰면 쓸수록 양보다 질이라는 생각이 든다.

많은 양의 논문을 쓰는 것도 물론 정말 대단한 일인데 연구를 할수록 점점 더 질 높은 논문을 써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물론 최상은 질 높은 논문을 많이 쓰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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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지만 분명 과거 어느 시점의 나보다 투고하는 저널의 질이 높아졌다. 그리고 게재 불가가 두렵지 않아 졌다. 물론 게재 불가 통보를 받으면 기분 좋을 사람은 없겠지만 그래도 그 모든 과정이 의미가 있다.


도전적이라 할지라도 좋은 저널에 논문을 투고하면,


게재 불가가 될지라도 저널 리뷰어들이 주는 도움 되는 리뷰를 받는다. 그 리뷰에서 배우고 한 단계 성장한다.


그 정도 수준에 맞는 논문을 써야겠다는 목표가 생긴다.


현실적으로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나를 돌아보고 더 노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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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지도학생들의 취업 면담에서 나는 늘 이렇게 조언한다.


"취업하고자 하는 병원을 3군데 썼는데 3군데 다 합격할만한 곳만 쓴다면  지금 그저 나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너무 안정적인 길만 걸으려고 하는 건 아닌지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 다 될만한 곳만 도전하지 말고 한 군데는 설령 잘 안되더라도 네가 가고 싶었던 곳, 상향된 목표를 쓰렴. 그 과정에서 너는 또 성장할 거야. 조금 더 나아가고 발전하는 길은 그런 과정 중에 있더라. 나보다 조금 높아 보이는 곳, 그곳을 가려고 하는 것. 그런 곳을 썼는데도 다 됐다면 그건 정말 잘 해낸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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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학생들에게 한 말처럼, 사실 잘 안될 수도 있겠다 생각했지만 논문 작성을 마치고 IF, SCI, Q level 모든 것을 고려해서 도전적인 저널에 투고했다.

그리고 잘 안됐지만 후회는 없다.

언젠가는 꼭 이 저널에 다시 나의 논문을 게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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