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할 것만 같았던 서른의 폴리스 라인이 속절없이 해제되는 그때, 과연 나는 바닥에 주저앉은 샛노란 줄들을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넘어갈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있을까? 아니면 두려워 차마 넘지 못한 채 덩그러니 제자리에 서있는 사람이 되어 있을까?
⠀미래를 그리는 눈은 에둘러 돌아 걷다 늘 그렇듯 지금을 마주한다. 밥 먹듯 숨 쉬듯, 나와 나를 비교하며 스스로를 동굴에 가둔다. 지난날의 나는 숱하게 그러했다. 비록, 나의 스물이 헐렁한 반묶음으로 매듭지어질지, 완전한 리본으로 매듭지어질지는 알 수 없지만, 많은 이들에게 감사할 수 있는 스물임엔 틀림없다.
⠀식물이 잘 자라도록 뿌리 주위에 흙을 더 넣어 북을 돋워주듯 나를 북돋워주던 이들, 사람은 오롯이 혼자 서있을 수 있다 굳게 믿었던 나만의 관념을 사뿐~히 지르밟아준 모든 이들, 깊은 나의 동굴을 차곡차곡 메워준 이들이 나의 스물에는 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나의 스물이 영광으로 빛나는 아주 거창한 스물이 아니었으면 한다. 그리고 그런 내가 될 것을 알기에 더욱 감사하다. 나의 사람들 덕분에 사소한 행복을 둘러볼 줄 알고, 사랑 어린 마음을 갖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사람이길 바라는 내가 됐으니까.
⠀자, 가자! 뛰어가든 자전거를 타든 뭐가 됐든 간에 발을 굴러 저 샛노란 폴리스 라인을 폴짝하고 뛰어넘으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