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1.다섯 번째 방콕 day-10
호텔을 정할 때 돈므앙에서 가까운 것도 중요했지만 헬스장이 있는 것도 맘에 들었었다. 아이에게 아침에 일어났을 때 엄마가 없으면 운동 간 줄 알라고 일러두었고 아침에 일어나 채비를 하고 호텔 3층 헬스장으로 갔다. 근데~ ㅋㅋㅋ 10시에 문 연단다. 지금 7신데… 어이가 없다. 일단 나온 김에 호텔 밖으로 나와 인도를 걷는다. 걷다 뛰다를 반복하며 가다 보니 대학교가 나온다. 슬그머니 대학교 안으로 진입~ 나는 선량한 러너입니다~~ 티를 내며 슬로우 러닝 ~~ 작고 아담한 캠퍼스를 몇 바퀴 돌았다. 미디어, 예술 관련 학과들이 있는 단과대 느낌?
맞아. 미래는 오늘 시작하는 거지. 후아힌에서 바다 보며 뛰던 게 그립다. 방콕 공기도 안 좋고 뛰기도 안 좋고… 교복(?) 입은 학생도 보이고 수위 아저씨도 만났는데 츄리닝 입은 외국인을 내쫓지 않아 감사~
호텔로 돌아가 씻고 외출 준비를 했다. 그때까지 자는 아이는 그대로 두었다. 매일 강행군이었으니… 준비를 마치고 아이를 깨웠다. 오늘은 방콕 현대미술관(MOCA)이 메인 스케줄이다. 일단 운동 나가서 봐둔 호텔 근처 카페에서 모닝커피 한잔~ 딸아이는 맛차라떼에 당근케잌~ 이걸로 아침 때우기로~
미리 알아둔 건 아니지만 지난번 못 간 미술관이 도보 40분 거리에 있다. 그 정도면 우리는 그냥 걷는 거리다. 커피 마시고 구글맵 켜고 랫츠고!!
근데 미술관 가는 길에 보물창고를 만나게 된다. 호텔 바로 앞에서부터 이어지는 카세살트 대학교!! 그 사이로 엄청난 시장과 산학 협동 박람회(?) 같은 부스에 각국의 먹거리 부스 등 완전 볼거리 먹을거리 할 거리가 가득한 길이 가도 가도 끝이 없다. 와…. 야시장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깔끔하고 규모도 엄청 큰 데다 대학 건물들을 사이로 시장이 형성되어 있어 넓은 대학 캠퍼스 건물 화장실도 이용할 수 있다. 대박!!
마켓 초입에서 귀걸이(피어싱)를 샀다. ㅋㅋㅋ 나중에 못 찾을까 봐~ 딸아이는 두바이 초콜렛도 산다. 오렌지 주스와 버섯 구이도 맛보고 목적지인 미술관으로 향했다. 돌아오는 길에 다~~~ 사 먹기로 하고!!
미술관은 대학 부지 끝자락에서 큰길을 건너야 했다. 방콕 도착했을 때 박물관 갔다가 국립미술관을 가려다 공사 중이고 전시관이 거의 닫혔다는 후기 보고 찾아둔 곳이 현대미술관인데 생각보다 후기가 좋아 픽해둔 곳이다.
입장료 300밧, 학생은 150밧이라는데 학생증이 있어야
한단다. 여권은 있는데… 이 아이 만 13세인데… 학생인데… 하고 사정해도 안된다고 ㅡㅡ 13세 미만은 공짜네… 13세 우리 학생을 우짠다… 300밧 냈지 뭐~
내 맘에 쏙 든 작품들~ 큐알로 작품 해설도 볼 수 있다. 해설보다 나의 해석으로 감상했다. 불교 사상을 공부한 터라 흥미롭게 본 작품이 많다. 훨씬 다양한 작품들이 있고 퀄리티도 생각보다 좋고 전시장도 훌륭하다. 300밧 안 아깝다. 3시간 넘게 머물렀다. 현대 미술은 해석의 자유를 허용하기에 나는 현대미술이 재밌다. 예술적 재능이라고는 1도 없고 모든 것을 텍스트화해서 이해하는 나는 예술, 그 직관적 감흥의 세계를 늘 동경해 왔다. 여행 짬이 좀 생기면서 박물관, 미술관 갈 일이 많아졌고, 책도 찾아 읽고 영상도 찾아보며 나름 노력해 왔다. 그래도 나는 음악, 미술은 잼뱅이다. 그래서 참 슬프다. 하지만 요즘은 나만의 해석, 느낌에 충실하게 감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미술관을 다 보니 3시가 넘었다. 그러고 보니 점심도 안 먹었다. 이제 다시 먹거리 장터로 가자!! 가서 먹어보자!!
꼴뚜기, 돼지고기튀김(갈비?), 스시, 바다포도, 딸기, 모둠 과일, 각종 음료(오렌지 스무디, 콜라, 레몬주스…), 그리고 시식 코너들 뽀개기!!! 우와~~ 배부르다. 아직 못 먹은 게 많은데… 왜 배부르나요~ ㅜㅜ
이젠 눈으로만 먹어야 한다. ㅜㅜ
먹거리 장터를 걷다 지치면 대학 캠퍼스 벤치에서 휴식을 취했다. 마켓 골목 곳곳에 대학생들 부스가 짜임새 있다.
무엇보다 대학생들이 재활용품 분리수거를 주도하고 있는 부스가 눈에 들어온다. 친절하고 성실하게 그들이 지구를 구하고 있다. 엄지척 날려줬다.
숙소로 오는 길에 맥주 사서 왔다. 맥주 먹고 오늘 마무의리~~
미술관도 대학가 마켓도 생각보다 너무 훌륭해서 숙소에 실망한 마음이 조금 회복되었다. 계획 없이 와서 잘 알아보지 않고 움직이다 보니 멍충비용이 들 때도 있지만 이렇게 기대하지 않았다가 느끼는 만족감은 몇 배가 된다. 그래서 인생은 살아봐야 하는 거고 살 만한 거 아니겠어…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