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사회에서 존경심을 표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오히려 깎아 내리거나 폄회하는게 일상화가 된 것 같아요. 착한 사람을 하찮게 여기거나 다루기 쉽게 생각하는 게 정글 같은 우리네 사회모습인 것 같아 씁쓸합니다.
존경 (尊敬)은 다른 사람의 인격이나 사상, 행동 등을 높이 사는 것을 말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우리는 존경심을 드러내면 오히려 자기 자신이 낮아지거나 비굴하게 까지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럼 진정한 존경심은 어디서 나와야 하겠습니까? 제 생각에는 마음깊이 울림과 감동이 있어 자연스럽게 표현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로 이번 글에는 8살 꼬마 미국 남자아이의 에피소드 하나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비석을 끌어안고 있는 꼬마남자아이의 사연이 있어 보이는 사진 한 장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이 아이의 이름은 8살 소년 '마일스 에커트'입니다. 눈 오는 오하이오의 어느 겨울날, 그 소년의 가족은 한 레스토랑을 찾습니다. 이때 이 소년은 주차장에서 주인 없는 20달러를 줍게 됩니다. 평소에 갖고 싶은 게임팩을 살 수 있다는 마음에 기분 좋은 마일스.
레스토랑에서 기분 좋게 식사를 하고 있는데, 이때 한 군인가족이 들어옵니다. 마일스는 한참 생각하다 포스트잇에 메모를 쓰고 난 뒤 20달러를 메모지와 함께 그 군인에게 전달합니다. 그 메모 내용은 이러합니다.
"친애하는 군인 아저씨께, 우리 아빠도 군인이었어요. 지금은 하늘나라에 계세요. 여기 오다가 주차장에서 20달러를 주웠는데 좋은 일에 쓰고 싶어요. 당신을 위한 행운의 날, 군 복무 중이신 당신에게 감사해요. 전사자의 아들 마일스 에커트" -
마일스의 아빠는 마일스 생후 5주 후 이라크에서 전사하였습니다. 20달러를 받은 데일리 중령은 이후 CBS이브닝뉴스 인터뷰에서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난 그 메모를 매일 본다"
마일스는 메모를 건네고 식사를 마친 뒤 엄마에게 아빠가 보고 싶다고 부탁하였답니다. 그래서 그 모습을 멀찍이 엄마가 찍은 사진이 눈 오는 날 묘비를 끌어안고 있는 위의 사진입니다.
# 국가와 국민의 존경심
위 이야기는 CBS이브닝뉴스와 유명한 엘렌쇼에서 소개되며 국민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공감이 생긴 것입니다. 국가도 잊지 않고 움직였습니다. 결국 2016년 최고의 군인에게 대통령이 직접 수여하는 최고의 훈장인 '메달 오브 아너'의 수상자로 최초로 군인출신이 아닌 민간인 그것도 어린이에게 수상하였습니다.
마일스는 수상할 때 아빠의 인식표를 걸고 시상식에 올랐습니다. 소년은 아빠에게 그 영광을 돌렸습니다. 결국 소년의 작은 행동 하나가 국민과 국가의 존경심을 받게 된 게 놀라우면서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존경심을 받는 것은 큰 행동이나 위업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작은 행동이나 말에서도 느껴진다고 할 것입니다. 가깝게는 강한 사람에게는 강하고 약한 사람에게는 약한 그런 따뜻하고 용기 있는 인품의 소유자도 존경심을 받을 것 같습니다. 그런 작은(?) 존경을 받으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었으면 합니다.
[ 에필로그 ]
미국에서 그해 최고의 군인에게 수여하는 '메달 오브 아너'는 대통령이 직접 시상하며 메인뉴스를 장식하는 국가적 이벤트입니다. '메달 오브 아너'라는 게임이 있을 정도로 그 영향력은 대단한 것이지요.
그만큼 미국은 군인에게 특별한 존경심과 예우가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대단하다고 보입니다. 미국의 힘은 여기에서부터 나오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왜 미국이 현존 최강국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미국은 정치인과 여러 사회 지도자에 대한 존경심도 높음을 알 수 있습니다. 나라의 힘은 어떻게 보면 군사력이나 경제력보다 더 기초적이고 근본적인 이러한 사회 분위기와 성숙된 시민사회의식에서 나온다 보여집니다.
우리나라도 그런 사회풍토와 분위기가 조성되어 조금 더 성숙된 따뜻한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