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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 Dec 27. 2022

당신은 '중꺾마'를 아시나요?

얼마 전 월드컵이 끝났다. 우리는 극적으로 16강에 오르며 감동과 전율을 느끼기도 하였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의 최대 유행어는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문구라 생각한다. 이 문구는 10% 내외의 확률을 뚫고 16강에 오른 한국축구의 저력을 느끼는 말로 느껴졌다. 



(포르투갈전 이후 16강 자축 사진=대한축구협회)



위 사진뿐만 아니라 손흥민 선수가 인터뷰하는 중에서도 언급한 이 말은 전 국민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포르투갈전을 앞두고 과연 저희한테 몇% 의 가능성이 있었을까. 선수들은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진짜 투혼을 발휘했다. 너무나도 멋있는 이 말은 선수들한테도 분명히 경기장에서 큰 영향을 줬다. 선수한테도, 제 팀한테도, 많은 국민분들한테도 '꺾이지 않는 마음'이란 문장이 계속 꾸준히 유지돼 축구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손흥민 선수의 귀국 인터뷰 중-



사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중꺾마)'이라는 문구의 원조는 따로 있다. 올해 10월에 MZ세대의 월드컵이라 불리는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쉽(롤드컵)'에서 데프트(김혁규) 선수에 의해 유래되었다. 이번 롤드컵에서 약체로 꼽히는 '데프트' 김혁규의 팀 DRX가 결승에 올라 일인자 '페이커' 이상혁의 SK T1을 꺾고 롤드컵에서 극적으로 우승하며 유행어가 됐다.

요 근래 중국팀이 강세인 가운데 결승전에서 한국팀끼리 붙은 올해 롤드컵은 2억 명이 시청하였다고 한다.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620248&ref=A




도대체 '롤드컵'이 무엇이길래 젊은 축구대표선수들도 이리 언급을 많이 할까? 혹시 'LOL(리그 오브 레전드)'이라는 게임명 자체를 처음 듣는다면 MZ세대는 아닌걸루~ㅎ



현재 국내 e스포츠 시장은 ‘리그 오브 레전드와 아이들’로 나뉜다. 게임인사이트에 따르면 국내 e스포츠 시장에서 LoL의 시장점유율은 50%에 육박한다. 배틀그라운드, 오버워치 등 기라성 같은 게임이 많지만 LoL은 꾸준한 인기를 끌며 e스포츠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결국 '롤'을 모르면 e스포츠에 문외한이라 생각할 수 있겠다. 어느 정도냐면 현재 전 세계 롤은 매월 1억 명 이상, 매일 2700만 명 이상이 경기를 하고 있다고 한다. e스포츠가 우리나라에서만 인기 있는 게 아닌 것이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자사 보고서를 통해 예측한 올해 전 세계 예상 시청자수는 2억 7600만 명, 이는 미국 최대 스포츠인 미식축구리그(NFL)의 2022년 시청자(2억 7000만 명)를 웃도는 수치다. 현재 미국 메이저리그(프로 야구) 시청자 수보다 많다. 미국 메이저리그가 팬들의 고령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반면, 롤드컵은 젊은 관객이 꾸준히 유입되는 분야. 전 세계 MZ 세대 남자들의 축구이자 체스로, 이들은 “BTS는 몰라도 페이커와 데프트는 안다”라고 말한다.



(롤드컵 우승컵을 드는 데프트와 월드컵 우승컵을 드는 메시 / 사진=/LoL Esports 트위터, 메시sns)





# 공정한 경쟁



우리는 이번 월드컵을 보면서 간혹 심판의 운영과 상대편의 반칙에 눈살을 찌푸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월드컵이라는 축구경기뿐만 아니라 야구, 농구, 배구 등등 심판이 있는 경기에서 경기운영과 편파 판정, 오심으로 감흥이 반감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e스포츠의 흥행가도는 공정한 경쟁을 통해 승부를 가리고, 경기 결과를 쉽게 예단할 수 없도록 동일한 여건에서 경기가 이뤄지는 것이 한몫한다 할 것이다. 결국, 공정은 흥행의 밑바탕이 된다. 젊은 MZ세대는 노력한 만큼의 성과와 이런 공정한 여건이 부합된 e스포츠에 더 마음이 이끌리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e스포츠의 흥행으로 이제 하나의 산업과 문화로 급성장하였다. 본인이 게임을 하고 안 하고는 이제 의미가 없어진 것 같다. 오늘 이글이 새롭게 떠오르는 산업과 문화의 시대 흐름을 알고, 그 안에 있는 가치와 의미를 한 번은 살짝 되새겨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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