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디어 시장 규제 history(3) : 인터넷 시대
지난 포스팅에 이어, 케이블TV의 내용규제에 대한 위헌(unconstitutional) 공격은 성공할 수 있었을까?
아쉽게도, 라디오와 TV 컨텐츠의 내용 규제는 영화와 같은 범주로 여겨졌기 때문에, 인쇄매체와는 다르게 보호받는 표현의 한 형태로 인정되지 않았다. 이후 미국연방대법원이 영화는 표현의 자유의 한 형태라고 결론을 내린 이후,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the Acadamy of Motion Pictures)는 1968년 영화 등급분류제를 도입하여 잠재적으로 불쾌감을 줄 수 있는 내용을 사전에 알리는 자율적인 조치를 도입하는 정도였다.
연방통신위원회(FCC)는 공익을 목적으로 한 네트워크 방송 규제권한에 '프로그램 내용 검열'도 포함되어 있다고 간주하고 컨텐츠 규제조치를 계속 이어갔다. 그의 뒤에는 사법부가 있었는데, 1987년 법원은 미성년자가 해당 프로그램에 노출될 수 있는 시간대에 음란한 내용(일곱 가지 욕설을 유머러스하게 다룬 독백)을 방송한 라디오 방송국에 대해 FCC가 부과한 벌금이 정당하고 판결했고, 1989년 판결에서도 '음란한 전화 메시지의 주간 전송을 금지하는 법률'을 무효화하면서도 FCC가 케이블 채널의 음란한 프로그램을 검열하는 것이 수정헌법 제1조를 위반할 수 있다고 명시적으로 확인해 주지는 않았다. 또, FCC는 케이블TV 패키지에 네트워크 프로그램의 일정 비율을 포함하도록 사업자에게 의무를 부과한 규제에 대하여도, 사업자들의 수정헌법 제1조에서 보장한 편집권을 침해한다는 반대에도 불구하고, 1997년 연방대법원은 FCC의 손을 들어주었다.
케이블 사업자들이 TV 산업을 재편하는 동안, 또 다른 유비쿼터스 통신매체(ubiquitous medium of communication)인 '인터넷'(Internet)이 등장했다! 라디오와 마찬가지로 컴퓨터와 인터넷은 군사 및 과학계에서 개발된 제품이었는데, 정밀 기술을 통해 가정용으로 변환 후 상용화되었다. 가정용 컴퓨터가 확산되고 그 신호가 '무선'(wireless) 상업용 위성을 통해 전송될 수 있게 되자 컴퓨터 산업은 급속히 성장했다. 이에 따라 인터넷은 다양한 프로그램의 원천이 되었다.
등장부터 인터넷에 대해 특별한 문제들이 제기되었다. 인터넷의 관할권 범위가 너무 넓은 탓에 규제 권한이 불분명했고, 익명성이 보장된 수많은 인터넷 게시물, 웹사이트 접근을 필터링의 어려움 등의 문제가 그것이었다. 이에 의회는 1996년 '통신품위법'(Communications Decency Act)과 2003년 '아동 온라인 보호법'(Child Online Protection Act)을 통해 미성년자를 인터넷상의 악영향으로부터 보호하려고 했지만, 법원은 두 법안 모두 성인의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다며 위헌으로 판결하였다! 즉, 인터넷 통신을 네트워크 방송 산업이 아닌 인쇄 매체와 유사하게 취급하겠다는 방침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미국의 21세기 통신 산업의 법적 규제는 매체 별로 갈린다(medium-specific). 네트워크 방송산업은 가장 엄격한 규제를, 그다음으로 케이블TV가 중간 정도의 규제를 받는다. 인쇄 매체와 인터넷은 상대적으로 규제가 거의 없다. 이러한 규제 프레임워크(framework)의 적용 범위 확대는 온라인 플랫폼이 지배하는 현재에도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 등은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미국은 정부와 의회에서 발의된 온라인 플랫폼 규제 핵심 법안이 모두 2022년도 말에 폐기되기도 하였다. 그 배경은 인터넷에 대한 최소한의 규제와 표현의 자유를 존중해온 미국의 규제 역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ICT 혁신으로 등장한 주요 빅테크는 거의 미국회사다. 이러한 미국의 '자유'가 전에는 없던 혁신을 이뤄냈다는 설명도 가능하다.
미국의 미디어 산업의 역사를 조망하면서 산업의 흥망성쇠가 산업규제와 사법통제로부터 지대한 영향을 주고받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그래서, 규제설계자는 과거를 통해 미래를 내다볼 줄 아는 혜안을 가져야 한다. 미국의 기업가들은 역사적으로 규제에 의존하여 사업을 촉진하기도 하고,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받기도 하며, 그들의 활동에 허용되는 한계를 설정해 왔던 것이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