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l v Commission (Case C-413/14 P) 판결
유럽 사법재판소(CJEU) 전원합의체는 2017년 9월, 인텔이 컴퓨터 제조업체들에 제공한 리베이트가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에 해당한다고 보았던 원심(일반법원) 판결을 파기 환송했다. 본 판결의 핵심은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리베이트 행위가 TFEU 제102조를 위반했는지 판단할 때, 해당 행위가 경쟁자를 배제할 실질적 능력이 있는지를 입증해야 하는지에 관한 법리적 다툼이었다.
CJEU는 우선 기존 Hoffmann-La Roche 판결 등을 인용하며 리베이트를 세 가지 유형으로 재확인했다. 첫째, 구매량에 비례하여 할인 혜택을 주는 '수량 리베이트'(quantity rebates)는 원칙적으로 적법하다. 둘째, 경쟁사로부터 구매하지 않을 것을 조건으로 하는 '배타적 리베이트'(exclusivity rebates)는 원칙적으로 남용에 해당한다. 셋째, 명시적 조건은 없으나 사실상 배타적 효과를 내는 '기타 리베이트'는 모든 상황을 종합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 집행위원회와 원심은 인텔의 행위를 두 번째 유형인 배타적 리베이트로 보아, 그 경제적 효과를 분석할 필요 없이 그 자체로 위법하다고 보았다.
CJEU는 지배적 사업자가 경쟁을 저해하지 않을 특별한 책임을 진다는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규제 기관의 입증 책임에 관해 중요한 수정을 가했다. 즉, "제102조의 목적은 단순히 경쟁자를 시장에서 몰아내는 행위를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해로운 방식으로 경쟁을 왜곡하는 행위를 막는 것"임을 명시했다. 특히 지배적 사업자가 심리 과정에서 자신의 행위가 경쟁 제한적 능력이 없었음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제출할 경우, 집행위원회는 단순히 행위의 외형만을 근거로 남용을 확정할 수 없으며 해당 행위의 '경쟁 배제 능력'을 반드시 분석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본 판결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은 집행위원회가 원심에서 수행했던 '효율적 경쟁자 테스트'(As-Efficient Competitor Test)의 가치였다. 인텔은 집행위원회가 수행한 AEC 테스트에 오류가 있다고 주장했으나, 원심은 배타적 리베이트의 경우 AEC 테스트 자체가 불필요하므로 오류 여부를 따질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었다. 그러나 CJEU는 "집행위원회가 남용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AEC 테스트를 중요한 근거로 삼았다면, 법원은 해당 테스트가 위법성 입증에 기여했는지를 면밀히 검토할 의무가 있다"라고 보았다. 즉, 규제 기관이 스스로 선택한 경제적 분석 도구가 있다면, 그 분석의 무결성이 판결의 정당성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CJEU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리베이트가 경쟁을 배제할 능력이 있는지 판단할 때 고려해야 할 5가지 구체적 기준을 제시했다. 첫째 시장 지배적 지위의 정도, 둘째 해당 행위가 적용되는 시장의 범위(시장점유율), 셋째 리베이트의 조건과 지속 기간, 넷째 리베이트의 금액 및 관련 수치, 다섯째 경쟁자를 배제하려는 명시적 전략의 존재 여부다. 이는 행위의 형식만으로 위법성을 단정하던 기존의 '형식주의'에서 벗어나, 시장 내의 구체적인 '경제적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재판부는 일반법원이 인텔의 리베이트가 경쟁을 배제할 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인텔의 주장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으며, 특히 집행위원회가 수행한 AEC 테스트의 오류 가능성을 묵살한 것이 법리적 오류라고 결론지었다. 이에 따라 인텔에 부과된 10억 6천만 유로의 과징금 결정을 취소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법원이 해당 경제적 증거들을 다시 심리하도록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결론적으로 Intel (2017) 판결은 시장 지배적 사업자의 리베이트 행위에 대해 '당연 위법'(per se illegal) 원칙을 사실상 폐기하고, 피조사 기업이 반증을 제시할 경우 규제 기관이 '경쟁 제한적 효과'를 실증적으로 입증해야 한다는 '효과 중심 접근법'(effects-based approach)을 확립했다. 이는 지배적 사업자의 방어권을 강화하는 동시에, 유럽 경쟁법 집행에 있어 고도의 경제적 분석이 필수적인 절차임을 사법적으로 확정한 사건으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