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온라인 플랫폼에는 ‘의도적 마찰’이 필요한가
디지털 네트워크 사회의 도래와 함께 가속화된 기술의 '효율성' 지상주의는 인간의 자율성과 사회적 후생에 심각한 비용을 발생시키고 있다. Brett Frischmann 및 Susan Benesch의 논문{"Friction-in-Design: Regulation of Platforms and Digital Networked Technologies" (2023), Yale Journal of Law and Technology, Vol. 25, Issue 2}에서 디지털 인터페이스와 알고리즘 시스템이 인간의 상호작용과 의사결정 방식, 나아가 개인의 의지(will)와 선호까지 형성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경고한다(pp. 376-377). 특히 플랫폼 기업들이 수익 극대화와 사용자 참여 유도를 위해 설계에서 모든 '마찰(Friction)'을 제거하려는 집요한 시도는 인간의 기본적 역량을 훼손하고 사회적 비용을 은폐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에 따라 저자들은 디지털 환경에서 인간이 기계적인 스크립트를 따르는 대신 숙의하고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디자인 내 마찰(Friction-in-Design)’ 규제의 필요성을 강력히 제기하며 일반적인 경로 수정(Course-Correction)이 시급함을 역설한다(p. 376, 446).
오프라인 세계에서 마찰은 인간이 더 안전하고 문명화된 방식으로 행동하도록 유도하는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도구로 기능해 왔으며, 대표적인 사례가 과속 방지턱이다(p. 380, 446). 저자들은 이러한 오프라인의 지혜를 디지털 환경으로 이식하여, 소셜 미디어 포스팅 전의 시간 지연, 중요한 정보 제공과 함께 숙의를 유도하는 넛지(Nudge), 혹은 행동의 결과를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쿼리 등을 구체적인 규제 수단으로 제안한다(p. 380). 이러한 디자인 내 마찰은 사용자가 직관적이고 자동화된 반응(System 1)에 의존하는 대신, 더 깊은 사고와 자아 성찰(System 2)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도구적 장치로서의 의미를 갖는다(p. 380, 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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