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장의 경영학

by 날개

음주 이후 수행되는 해장 행위는 전날의 알코올 섭취로 인해 야기된 신체의 재무적 부실, 즉 탈수 및 저혈당 상태를 해소하고 정상적인 생리 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일종의 '사후적 보전 처분'이다. 알코올의 대사 과정에서 간은 가용 자원을 독소 분해에 집중 투입하며, 이로 인해 신체 내부의 당 신생 합성이 억제되는 등 일시적인 자산 결핍 상태가 발생한다. 따라서 해장의 법리적 본질은 자극받은 위 점막에 대한 보호 의무를 준수함과 동시에, 부족한 수분과 전해질을 적기에 공급하여 신진대사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절차적 정당성에 근거해야 한다.


그러나 고지방 또는 고염도의 자극적 식단을 통해 해장을 도모하는 행위는 위장의 입장에서 볼 때 과도한 업무를 부과하는 '부당한 경영 지시'에 가깝다. 튀기거나 기름진 음식은 소화 기계의 부하를 가중시켜 간의 해독 효율을 저하시키며, 강한 향신료의 투입은 예민해진 위벽에 대한 '불법 침입'과 같은 물리적 타격을 가한다. 이러한 선택은 단기적인 미각적 만족이라는 지엽적 이익을 위해 신체 장기라는 핵심 자산의 건전성을 훼손하는 '방만 경영'의 소지가 다분하다. 진정한 의미의 해장은 신체의 회생 가능성을 고려하여 자극을 최소화한 담백한 탄수화물과 맑은 액체를 투입하는 '보수적 구조조정'의 성격을 띠어야 한다.


결국 해장의 성패는 공격적인 자본 투입이 아닌, 신체 자생력을 존중하는 '안정적 관리'에 달려 있다. 맹물보다는 과당이 함유된 온건한 액체를 섭취함으로써 혈당 수치를 방어하는 것은 급격한 신체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한 필수적 방어 기제다. 자극 없는 집밥 형태의 식단을 선택하여 위장에 휴식을 제공하는 행위는 외부 리스크로부터 신체를 격리하고 원상복구 판결을 이끌어내기 위한 최선의 대리인적 조치가 된다. 음주로 인한 기능 저하 상태를 원만하게 종결하기 위해서는 미각적 유희라는 사익을 배제하고, 신체 전체의 이익을 도모하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한 식단 편성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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