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한 직장 사회
글로벌한 직장 사회
이 세상에는 다양한 인종들이 공존하며 살고 있다. 생김새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다. 그런데 이만큼 다양한 집단이 또 있으니. 그것이 바로 직장이다. 직장 안에는 생전 처음보는 성격의 사람들도 많고, "세상에 저게 말이 돼?" 라는 말이 나오게 만드는 사람들도 많다. 이렇게 보면 나름 직장도 꽤 글로벌한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인종들과 같이 사는 세계에서 조심해야 할 것이 많듯이 직장에서도 주의해야 할 것들이 꽤나 많다. 직장인들에게는 격언처럼 여겨지는 말이 있다. "회사에서는 아무도 믿지 마라"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과연 이 말이 왜 나온 것일까. 정말 믿을 사람이 없어서 일까. 그런데 따지고 보면 회사는 서로를 믿고 협력하며 일을 하는 곳인데 이 말이 왜 나온 것일까. 그 의미는 크게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직장에서 조심해야 할 것 (1) - 내 하루의 모든건 소문이 된다.
첫 번째 입을 함부로 놀리지 말라. 처음부터 말이 너무 과격했을 수 있다. 직설적이었지만 이게 사실이다. 직장 생활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을 하나 꼽자면 그건 일을 잘하는 것도 아니고, 상사한테 잘 보이는 것도 아니다. 단 하나. 말 조심을 하는 거다. 조금 과장되게 말해서 주위에 누가 나의 적군이고 아군일지 모른다. 이건 특히 여초회사에서 더 심하다. 내가 오늘 우리 팀의 누구와 싸워서 일부러 소문 안 나게 다른 팀에 가서 그 사람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다음날 오면 회사 전체가 그 일을 알고 있을지 모른다. 결국 우리 팀에서 있었던 그 작은 일은 큰 빌딩 전체에 퍼질 수도 있다. 여기서 끝나면 그나마 다행이다. 이제 이 이야기는 하나의 역사가 된다. 나중에 부서를 옮겨 다른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 입에서 또 그 이야기가 나온다. "네가 그때 그랬다며" 이렇게 시간이 지나도 내가 한 말들은 구전이 되어 내려간다. 심지어 퇴사를 해도 " 이런 애가 있었는데..."라며 얘기가 나오는 무서운 곳이 직장이다. 그러니까 무조건 입조심이 첫 번째다. 가장 베스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내 할 일만 하다가 퇴근한 거다. 하지만 그렇게 삭막하게 다니다가는 오히려 찍힐 수도 있고 본인도 답답해서 못 견딜 거다. 회사의 고충을 털어놓을 동료도 필요하지만 이때 조건이 있다. 아주 오래 보고 믿을 수 있다는 확신이 가는 동료한테만 그것도 아주 살짝 털어놓아야 한다. 무조건 중립적인 입장을 지키면서. 나의 감정 컨트롤을 하면서. 그렇지 않으면 괜히 나중에 손해 보는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아니 이건 백 프로다.
직장에서 조심해야 할 것 (2) - 이무도 믿지 말 것.
두 번째 내 일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지 말라. 가끔 바쁠 때는 내 업무를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러고는 그냥 확인을 안 하고 잘 했겠지 하고 넘어가면 꼭 문제가 터진다. 무슨 법칙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냥 잘 넘어가는 경우가 드물다. 그래서 결국 불려가서 혼나는 건 책임을 지고 있는 내가 된다. 그럼 가서 또 이런 변명을 늘어놓는다. " 그게... 제가 조금 바빠서 누구누구 씨한테 부탁을 했는데..." 그럼 상사는 이렇게 말한다. "어쨌든 최종적으로 확인을 하지 않은 너한테 잘못이 있는 거야" 그럼 나는 아무 할 말이 없어진다. 누구를 원망해 봐야 소용없다. 사실 확인을 안한 내 잘못이 맞으니까. 그리고 상사는 조용히 이렇게 말한다. "그래서 회사에는 아무도 믿는 게 아니야" 그 말에 뒤통수를 한방 크게 얻어맞은 느낌이다. 알고 있었지만 확인사살 시켜주는 기분이랄까. 이 이야기는 내 일만 잘하면 된다는 이야기랑도 일맥상통한다. 결국 회사는 협력하는 곳이지만 누구에게도 의지할 수는 없는 곳이다. 나를 지킬 수 있는 건 나밖에 없다. 오직 내가 한 것들만 믿을 수 있다. 괜히 다른 사람을 믿고 맡겨서 그 사람과 멀어지는 일을 만들지 말 것.
이 두 가지만 봐서 회사에서 아무도 믿을 사람이 없다는 저 말에 어느 정도 동의할 것이다. 나도 이 말을 가슴 깊이 새기며 살고 있다. 괜히 이 말을 잊었다가 상처받고 그 회사에 오래 다니지 못할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그러니 특히 사회 초년생이라면 매일 출근할 때마 자기암시처럼 되뇌어야 하며 연차가 있는 사람이라도 방심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