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이라는 매거진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올해의 기록은 이곳에 남겨볼까 합니다. 블로그도 참 좋은 플랫폼입니다만 요즘은 바이럴이 너무 심한 것 같습니다. 계속 요청 문의가 와서 탈퇴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글을 쓰기 위한 곳은 브런치만 한 곳이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직 블로그만 한 위력은 없나 봅니다. 그래도 글 다운 글을 쓰고 싶을 때는 이곳을 찾습니다.
이, 새로운 마음으로 글을 쓰면서 -다 체와 - 습니다 체 중에 고민이 많았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다 체를 더 좋아합니다. 일단 제 기준으로 읽기 편한 문체고요. 그리고 이상하게 그 문체가 더 솔직하게 써지는 것 같습니다. -습니다 ,- 요 체는 아무래도 타인에게 말하는 대화체이기 때문에 감추는 것이 더 많아지는 것 같아요. 그런데 요즘에는 이 문체에 꽂혔습니다. 누군가가 이렇게 글을 썼는데 참 읽는 맛이 있더라고요. 물론 문체의 차이가 아니라 그의 글이 좋아서가 더 클 것입니다. 음, 아마 혼용해서 쓸 것 같습니다. 그냥 내 마음대로. 글만은 내 마음대로 해도 되지 않을까요? 인생에 뭣 하나 내 맘처럼 되는 것도 없는데 말이죠. 그리고 구성도 자유롭게 할 생각입니다. 그냥 저의 기록을 몽땅 다 담을 예정입니다.
매해 테마를 가지고 살자고 결심한 순간이 있었습니다. 아마 작년부터였을 거예요. 하지만 결심만큼 결과가 상상 좋은 건 아닙니다. 매번 실패, 실패, 실패. 최근에 <왕과 사는 남자>로 장항준 감독이 히트를 쳤습니다. 한때는 굉장히 어려웠다고 하는데 역시 사람은 각자의 때가 있는 것일까요? 내 인생은 이러다 끝나나 하다가도 이런 분들을 보면 꽃이 피는 계절을 기다려보고 싶은 기대감이 생깁니다.
역시 삼재는 삼재인 건지, 참 힘든 일들이 많아요. 살아온 세월만큼 강해져서 이제 보통 바람에는 끄떡없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휘청'은 거리네요. 그래도 전처럼 울음으로 날들을 지새우지는 않습니다. 한국에서 산지 벌써 몇십 년이네요. 한국에서의 시간들에 상처가 참 많아요. 모두가 그렇겠죠. 더 이상 이곳에서는 아무 결정도 내릴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냥 떠나고 싶더라고요. 이곳의 모든 게 다 답답하게 느껴졌습니다.
사실 몇 년 전부터 시드니에 가고 싶었어요. 왜인지 ,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냥 가고 싶었어요. 좋을 것 같아요. 우울증이 치료될 것 같습니다. 조금 과장해서. 그 날씨와 그 자연과 함께라면. 그런데 저는 지독하게 생산적인 사람이라 그냥 여행은 싫어합니다. 가서 무언가를 얻어 오고 싶고, 그 나라에서 생활해보고 싶어요. 물론 워홀이라는 선택지도 있지만 가서 또 일을 하기는 싫더라고요. 배움에 대한 갈증이 너무 큽니다.
뭘로 도망칠까 생각을 하다가 갑자기 어학연수가 눈에 띄었어요. 생전 저와는 거리가 멀었죠. 집에 돈이 없었습니다. 어학연수는커녕 한국에서 영어학원 다닐 돈도 없는걸요. 물론 지금도 모은 돈을 거기에 쓰는 게 맞는지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지금은 이미 너무 지쳐서 돈이고 뭐고 그냥 냅다 떠나버리고 싶다는 마음만 큽니다. 도망친 곳에 천국은 없습니다. 물론 알죠, 그렇지만 때로는 필연적으로 도망을 쳐야 할 때도 있지 않을까요. 이대로 계속 불행하게 살기에는 이제 턱 끝까지 숨이 찬 것 같습니다.
사람이 숨 쉴 구멍은 만들어 놓고 살아야 하는데 어떻게 이지경까지 온 건지. 지금이라도 인생의 방향을 바꿔야 할 것 같아요. 그게 맞는 것 같아요. 그래서 올해의 테마는 아직 미정입니다. 너무 후보들이 많네요. 아, 하나 생각해 놓은 것이 있었습니다.
그냥 내 마음대로 한번 살아보자, 하고 싶은 거 다 해보자였습니다.
정말 그럴 수 있을까요.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