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투어 이후 생각을 정리해 보며
어버버버.. 끝난 청와대 첫 투어였다. 무사히 마치긴 했는데 왜 인지 모르게 계속 찝찝한 마음이 들었다. 손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유가 뭐였을지 곰곰이 그리고 잔잔히 생각해 보았다. 지금부터의 내용은 나 혼자만의 추측일 뿐이니 감안하고 읽으시길.
손님들은 대한민국의 정치에 대해 알고 있는 배경지식이 거의 없다. 한국 정치와 관련된 근현대사를 배우고 싶어서 온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한국에 관심이 있어서 한국을 왔고, 경복궁과 같은 웬만한 관광지를 거의 다방문해 보았기 때문에 남아있는 곳인 청와대를 왔을 것이다. 이들에게 한국의 정치사는 너무 딱딱한 이야기일 뿐이다. 결국 가이드로서 내가 해야 할 일은 청와대에서도 손님들에게 흥미로운 주제로 대한민국을 알리고 소개하는 일이었을 것이다. 그 일을 내가 잘했는지 돌아보았을 때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나는 청와대 투어를 맡았으니 청와대에 대해서만 공부를 했다. 청와대를 잘 설명해 줘야겠다는 마음에 급급했던 것이다. 물론 이건 기본적인 것이지만 여기에서만 그치면 안 되었었는데.. 좀 더 시야를 확장시키지 못했던 것 같다. 손님들과의 교감도 아쉬움이 있다. 나름대로 스몰토크를 하면서 분위기를 만들어보려고 했었는데 이분들이 정말 뭘 좋아하는지, 어떤 생각과 마음으로 한국 여행을 하고 있는지 좀 더 깊이 물어보지 못했었던 것 같다. 손님이 2명이었기에 가능했던 여러 것들이 있었을 텐데 이제 가이드 첫 발을 내디딘 부족한 나에겐 너무 과분한 일이 아니었던가 싶다.
처음부터 완벽하지 않았기에 오히려 감사하다. 아쉬움이 남는 만큼 내가 이 일을 하며 더 성장할 수 있을 거라는 가능성을 확인한 시간이었던 것 같아서 너무 다행인 것 같다. 한 번 두 번 점점 투어를 진행하면서 발전하게 될 나 자신을 조심스럽게 기대해 본다. 타성에 젖지 않기를, 열정과 진심을 다해 손님을 상대하며 한국을 소개할 수 있는 그런 가이드가 되기를 나 자신에게 바란다. 기억하자. 어떤 관광지를 가든 내 앞에 있는 손님들은 '한국'을 '여행'하고 있는 손님들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