죠스가 나타났다! 드보르작 <신세계 교향곡>
드보르작의 9번 교향곡 신계로부터 멜로디는 무엇일까? 아마도 선뜻 멜로디를 흥얼거리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죠스 하면 떠오르는 음악은? 죠스가 나타났다! 빠~밤 빠~밤 빠밤 빠밤~밤밤 밤! 그렇다. 스티븐 스필버그 영화 ‘죠스’ 만큼이나 많은 사랑을 받은 죠스 테마 음악이다. 영화음악가 존 윌림엄스는 드보르작의 9번 교향곡 신세계로부터 4악장 첫 소절을 차용하여 죠스 음악을 탄생시켰다. 음악은 주인공 죠스 보다 더 많이 등장하며 죠스의 위협적이고 괴물적인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음악은 때론 언어적 메시지보다(어떤 것보다도) 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드보르작은 총 9개의 교향곡을 작곡했다. 그중 9번째 교향곡 <신세계로부터>는 미국에서 작곡된 곡이다. 드보르작이 처음 미국을 건너가게 된 것은 1892년, 51세 되던 해였다. 뉴욕 국립음악원 설립자 자네트 서버 부인으로부터 음악원 초대 원장으로 제안받았다. 드보르작은 유럽까지 명성이 자자한 음악가였다. 당시 미국은 클래식 음악 전통을 뿌리내리기 위해 유럽 음악가를 모셔오는 상황이었다. 고향 프라하 음악원 교수로 임용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라 드보르작은 잠시 망설였다. 하지만 높은 연봉과 이국땅에 대한 기대감으로 미국행을 선택했다.
드보르작의 눈에 비친 미국은 웅대하고 아름다운 대자연과 활기찬 도시, 선진 문명이 발달한 멋진 곳이었다. 드보르작에게 미국은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하지만 미국에 머무는 3년간 그는 늘 고향을 그리워했다. 고향에 대한 향수를 달래기 위해 그는 휴가가 주어질 때마다 보헤미아 이주민이 사는 촌락 등을 찾아다녔다. 드보르작은 그곳에서 고향의 향수를 달랬다. 그곳에서 미국의 흑인 영가와 인디언 음악을 들으며 그들의 음악에 영향을 받았다. 드보르작은 이들의 음악을 간접적으로 인용하면서 보헤미아의 정서를 함께 담아 9번 교향곡 <신세계로부터>를 작곡하였다.
드보르작은 신세계로부터 교향곡에 대해 “아메리카를 보지 않았다면 이런 교향곡을 쓰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신세계>는 신대륙의 아메리카라를 뜻한다. 이 부제는 설립자 자네트 서버의 제안으로 붙여졌다. 1893년 12월 카네기홀에서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신세계로부터>가 초연되었다. 초연은 대성공이었다. 미국 청중들은 드보르작의 음악에 뜨거운 찬사를 보냈다. 이주민들은 음악 속에 묻어나 있는 고향의 정서를 느끼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드보르작은 언어로 형언할 수 없는 장대함을 음악으로 표현하였다.
‘신세계로부터’ 교향곡은 총 4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악장은 느린 4박자의 곡이다. 조용하게 현악기가 주제를 연주하다 관악기가 점점 크게 울려 퍼진다. 인디언 음악이 엿보이기 시작한다. 제2악장은 서주를 지나 잉글 시 호른이 ‘Going Home(꿈속의 고향)’이라는 유명한 선율을 노래한다. 신비로우면서 애잔한 선율이 흐른다. 제3악장은 2악장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가 나타난다. 체코인의 눈에 비친 분주하게 돌아가는 미국의 모습을 그린 듯 활기 넘치는 악장이다. 제4악장 서주는 육중한 저음 현이 힘차게 1 주제 연주를 시작한다. 이어서 클라리넷이 2 주제를 아름답게 연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