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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면 이들처럼 엘가 <사랑의인사>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엘가 <사랑의 인사

사랑이란 무엇일까? 사랑은 저마다의 색깔과 형태를 가지고 있다. 사랑의 정의를 내리는 것은 쉽지 않다.  보편적으로 사랑이란 무엇이며, 성숙한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매우 쉽고 설득력 있는 이론을 내세운 이가 있다. 로버트 스텐버그 박사의 ‘사랑의 삼각형 이론'이다. 스텐버그 박사는, 사랑은 ‘열정’, ‘친밀감’, ‘‘헌신(에의 결심)’ 이 세 가지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고 했다. 이 세 가지 요소가 온전히 균형 잡힌 삼각형을 이루었을 때, ‘성숙한 사랑이다.’라고 정의하였다. 스텐버그 박사의 '사랑의 삼각형 이론' 보며 나는 엘가 부부가 떠올랐다. 


엘가의 <사랑의 인사>가 탄생된 것은 아내인 앨리스 로버츠 덕분이었다. 엘가는 가난한 형편 탓에 28세의 늦은 나이에 작곡가의 길로 들어섰다. 무명 작곡가로 피아노 레슨을 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엘가는 앨리스 로버츠라는 귀족 가문의 여성의 피아노 선생으로 일했다. 그녀는 엘가보다 9살 연상의 여인이었다. 두 사람은 신분과 나이차를 극복하고 스승과 제자가 아닌 사랑하는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귀족 가문의 앨리스 집안에서는 엘가와의 관계를 완강히 반대했다.


두 사람의 사랑은 확고했고, 남몰래 약혼식을 올렸다. 앨리스는 사랑의 마음을 담은 ‘Love’s Grace(사랑의 은혜)’라는 시를 써 엘가에게 선물했다. 엘가를 위해 오랜 시간 공들여 쓴 시였다. 엘가는 사랑하는 연인 앨리스의 시를 무척 마음에 들어했다. 엘가는 이내 앨리스가 써 준 시에 멜로디를 붙여 곡을 만들었다. 독일어 ‘Liebesgruss(사랑의 인사)’라는 제목의 곡이었다. 엘가는 ‘사랑하는 앨리스에게 바친다.’는 헌사를 적어 그녀에게 선물했다. 


엘가는 <사랑의 인사>를 악보로 출판했다. 하지만 악보가 잘 팔리지 않았다. 출판사는 엘가에게 제목을 프랑스어로 바꾸어 출판해보자고 제안했다. 독일어 ‘Liebesgruss(사랑의 인사)’에서 ‘Salut d'amour(사랑의 인사)’로 바꾸고 나자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악보가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그리고 이듬해인 1889년 5월 엘가는 앨리스와 결혼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앨리스는 사랑하는 엘가를 위해 결혼 후 더욱더 헌신적으로 남편을 내조하였다. 그녀의 내조 덕분의 엘가는 많은 곡을 탄생시키며, 영국이 낳은 음악가로 우뚝 설 수 있었다. 


<사랑의 인사>는 3분 정도의 짧은 소품으로 달콤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선율의 곡이다. 오늘날 바이올린과 첼로 등 독주곡으로 유명한 <사랑의 인사>는 최초 피아노 독주곡으로 작곡되었다. 엘가는 작곡한 이듬해 관현악곡으로도 편곡해 관현악 연주곡으로 많이 연주되고 있다. 한때 대한민국 핸드폰 컬러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될 만큼 인기 있는 곡이다. 또 사랑의 인사라는 제목답게 결혼식장에서 양가 어머니의 화촉점화 때 자주 사용되는 결혼식용 음악 레퍼토리 중 한곡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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