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야. 알바생 구했어. 주말에 놀자."
가게를 시작한 후부터 쉬는 날 없이 매일 가게로 출근했다. 아내는 소품샵을 나는 고깃집을. 주말과 공휴일에 쉬지도 못하고 더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러다 보니 빨간날이 다가올 때마다 아내와 나는 한숨만 늘어갔다. 시아가 유치원을 못가기 때문에. 유치원을 못가면 하루종일 가게에 있어야하는데. 많은 손님들 틈에 혼자 있을 시아를 생각하니...... 생각만해도 마음이 답답해졌다.
당근에 알바생을 뽑는다고 글을 올렸다. 일단은 아내와 시아만이라도 휴일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소품샵 주말 알바를 뽑기로 했다.
'금방 구해질까?'
'괜찮은 사람이 와야할텐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가게 있는 곳이 어찌보면 시골이라 젊은 사람들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품샵은 젊은 여성분을 뽑아야 하는데.
다행히 공고를 올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연락이 왔다. 한번에 두명이나. 각각 다른 시간에 약속을 잡고 면접을 봤다. 면접관은 아내. 회사 다닐 때 해외현장에서 같이 일할 현지 직원들을 뽑을 때 면접을 봐봤지만 그때와는 느낌 자체가 달랐다. 그땐 회사 소속으로 뽑는거지만 이번은 우리가 직접 뽑고 급여를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직접 면접을 보지 않아서 그런가 면접시간동안 밖에서 궁금해 이리저리 같은 자리를 맴돌았다.
"여보, 어때? 사람들은 괜찮아?"
"응. 두번째 본 사람이 괜찮았어. 다음주 주말부터 나올 수 있데."
기분좋은 소식이었다. 뽑은 알바생은 서울사람이었는데 남자친구가 제주도 사람이라 제주도에서 같이 지낸다고 했다. 그리고 대학교 편입을 준비하고 있다고. 커피숍에서도 일해봤고 집도 가게 근처였다. 딱 우리가 찾는 사람이었다. 이렇게 금방 구해지리라 생각도 못했는데.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바로 시아였다. 시아에게 말하자마자
"진짜? 그럼 주말에 가게 안나오고 놀러 가는거야?"
"응. 시아랑 엄마랑 주말에 집에 있어도 되고 놀러가도 되고."
"아빠는?"
"아빠는 아직 고깃집 알바생 못 뽑았으니까 나와야지. 그래도 낮에는 시아랑 놀꺼야. 저녁에 가게 나갈꺼야."
주말내내 같이 있지못해 아쉬웠지만 그래도 주말에 놀러 갈 수 있다는 생각에 시아도 너무 기뻐했다. 제주도 내려와서 가장 기뻐했던 모습 중 하나였다.
처남과 이야기해서 주말엔 오후 5시에 출근하는 것으로 했다. 준비를 나 없이 처남과 주방장 둘이서 해야하는 것에 대해 미안했지만 시아가 우선이었다. 처남도 충분히 이해해 주었다. 내가 해외에 있을 때 갓난 시아를 돌봐주던 처남이다. 항상 처남도 시아에게 잘해주고 싶어하는 마음이 가득했다.
드디어 시아와의 시간을 만들었다. 시아 뿐만이 아니라 아내와 나도 오랜만에 갖는 주말(노는 주말)이 행복했다. 힘든 상황이 지속되는 동안 찾아온 기쁨. 그동안 가고 싶어도 가지 못했던, 하고 싶어도 하지 못했던 일들을 주말동안 해나갔다. 이번주 다음주 그 다음주 주말에 할 일을 계획할 수도 있었다. 바닷가에 가서 수영도 하고, 시아가 좋아하는 말 타러도 가고, 마술 공연도 가고. 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 많았다.
'시간은 돈으로 살 수 없다.'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맞지 않았다. 우리는 돈으로 시간을 샀다. 알바생을 뽑아 시아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산 것이다.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시아와의 추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