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예정에 없던 급식 체험을 하게 된 날이었다.
제7일 안식교 재단의 중고등학교였다.
아시는 분이 그 학교와 인연이 있어 방문했다가 난데없는 급식 찬스를 얻어버렸다.
어느새 우리는 학생들 사이에 섞여 식판을 들고 줄을 서 있었다. 나 때는 급식도 없었고 교복도 없었던 때라 많이 신기한 그 풍경이 낯설면서도, 은근히 부러웠다. 타임머신을 타고 그때로 돌아가 다시 수능까지 보라면 정중히 사양하겠지만 말이다.
메뉴는 채소 군만두와 버섯으로 맛을 낸 월남국수, 그리고 파인애플이었다. 흰색으로 모자까지 깔맞춤하신 분이 친절히 음식을 덜어주시면서 모자라면 더 드릴게요... 하신다. 내 안에 먹신이 존재하는지 아는 눈치다.
교정을 걷는 동안 인상적인 건 아이들이었다. 장난을 치며 밝게 웃다가 우리와 눈이 마주치더니 인사를 깍듯이 하는 모습이 느낌적으로 편안해 보였다. 나는 꽤 어른스러운 척 자비롭고 관대한 웃음으로 인사를 받았다.
물론, 그날의 분위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솔직히 말하면, 내가 틀렸다는 걸 인정하고 싶었던 날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날 마주한 아이들에게 실망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그 아이들은 떡볶이 국물에 떡튀김을 찍어 먹을 것 같지 않았고, 선생님을 별명으로 부르지도 않을 것 같았다.
현실보다 온라인에서 감정을 쏟아내지도 않았을 것 같았고, 우리가 익숙하게 보아왔던 청소년의 얼굴과는 다른 결이었다.
그들의 종교와 내 종교는 분명히 다르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방식만큼은 인정한다.
건강하게 먹는다는 것이, 결국은 건강하게 살아가는 태도와 이어진다는 것을...
내가 본 것이 전부는 아닐지도 모른다.
잠깐의 장면을 오래 붙잡고 싶은 마음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