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이 바뀌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변화 직후를 지켜보며

by Juneri

팀장이 바뀌었다. 자신이 몇 년은 이 부서에서 더 팀장을 하게 될 것이라고 공식적인 자리에서 장담한 지 며칠이 지나지 않았을 때다. 하룻밤 사이에 그의 시대는 예고 없이 종말 했다. 혹독한 면이 있던 그의 능력을 인정하는 이는 있어도 인간적으로 좋아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변화 대해 대중의 반응은 다층적이었다. 기존 팀장의 좌천으로 여겨지는 이동에 대한 은밀한 환호, 신임 팀장에 대한 막연한 기대, 조직 개편에 따른 자리보전 문제, 불안감.


어리둥절한 시간이 좀 지나고 기존 팀장이 팀 내 리더들과의 회식 자리에서 눈물을 보였다는 소식을 들었다. 소문을 즐기는 자들에 의하면 엉엉 울었다고 했다. 그의 정교하게 갈린 칼 같은 말에 베여 울었던 사람들이 생각났다(누군가의 아버지이며 어머니가 회사에서 상사 때문에 감내했던 수치심과 눈물을 상상이나 하겠나).

그러나 울음에 대한 소문은 잠시 무성했을 뿐, 그의 존재는 빠르게 휘발되어 잊혔다.


팀장 자신의 성과만 챙기며 타인을 짓밟는다고 비난받았던 그, 그가 왜 울었을까를 생각했다.

이 부서를 더 이끌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던 것이 부끄러워서?

꺾여버린 자존심에 대한 자기 연민?

혹은 팀장 변경에 대한 말 못 할 억울한 속사정?


그가 지난 몇 년간 팀을 정직하고 발전하는 방향으로 이끌려고 노력했다는 점은 별로 회자되지 않고 있다. 이를테면, 투명한 돈 관리나 뚜렷한 조직 전략부터 형평성, 공정성으로 집결되는 공적 가치의 추구다. 나름의 방식대로 곱게 키우려고 했던 조직에서 하룻밤 사이에 손을 떼어야 하는 아픔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으려 했던 그의 인간적인 면모이리라.


한편, 보직의 풍랑과 거리가 먼 이들은 대체로 신임 팀장의 등장을 반겼다. 그에 대해서 궁금해했다.

새로운 팀장에 대한 사실이 소문과 엮여서 돌기 시작한다. 그의 이력, 업무 능력, 그가 편애하는 그룹과 사내 정치적 관계 등 모든 것이 소재다.


신임 팀장이 쌓아온 평판은 곧 빛을 발할 것이고, 시간이 흐르면 용기를 내어 기존 팀장에 대해 긍정적 재평가를 내놓는 사람도 나타날 것이다. 누군가를 끊임없이 판단하고 평가하는 것, 그것은 고단한 조직생활 하는 사람들의 잔인하도고 달콤한 낙이다.


권력의 무게가 있던 자리는 늘 자국이 남는다. 이 자리를 거쳐간 팀장뿐만 아니라 스쳐 지나간 그들의 명암을 숨죽이며 지켜본 우리도 인간적으로 발전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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