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ank you for taking care of me
아들의 생일 카드에 적힌 "저를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를 보고 처음 드는 생각, 선생님이 쓰라고 불러주신 걸까?
아니면, 내가 '너를 키우면서...'가 들어가는 말을 많이 했기 때문인가?
당연해서 식상하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는 어린이들의 이 감사 표현의 기원은 무엇일까? 아이들이 스스로 감사한 마음을 자발적으로 갖는 건 가능할까?
자신이 하나의 주체로서 살아가고 있다는 인지의 바탕에 언젠가는 어른이 될 것이라는 것 이상으로
신체적, 정신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 아직 부모님의 보호가 있다는 것을 진심으로 안다는 것인가?
흔히 '철이 들었다'라고 말하는 시기부터 아이들은 키워졌다는 것에 대해 인지를 하는 것 같은데 말이다.
...
좀 더 단순하게 아이들은 자신들을 키우는 데 돈이 든다는 사실로부터 감사의 표현을 하는 것은 아닐까
너 때문에 돈 많이 든다라고 직접적으로 표현하진 않아도 돈은 아껴 써야 된다는 경제관념, 원하는 장난감을 모두 사주지 않고 게임 아이템 사는데 돈을 쓰지 못하게 하는 것, 인성, 절제력 등 돈이 얽힌 모든 양육의 분야에서 그들은 키우는 데 부모님의 자산이 일부 빠져나간다는 것은 들어서 알고 있을 테니.
아직 경제관념이 없는 어린이들에게 돈은 꽤 직관적이다. 많으면 하고 싶은 것을 많이 할 수 있다. 없으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없다.
그로 인해 '우리를 위해 지출을 해주시니 감사합니다'의 또 다른 말이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가 아닐까!
라고... 아들의 카드에 적힌 그 문장을 보며 여기까지 이르렀다.
흠, 나도 모르게 아들에게 돈돈 거렸던가.
아무튼 그 뒤에 이어서 덧붙인 아들의 문장은 "아빠, 우리를 원하는 데 데려가 주셔서 감사합니다."였다.
어딘지 써주면 더 좋았겠지만 좀 더 마음에서 우러나온 말 같아서 사랑스럽다.
아이들에게 편지를 쓸 땐, 나부터 당연한 문장으로부터 빠져나와 구체적으로 감사의 말을 써야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