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의 수호자

by 히냐히냐

친구가 내 얘기를 친구의 친구한테 해줬는데, 그 사람이 물었단다. “그게 진짜 한 사람 얘기 맞아?”

미술관 좋아하고, 책 좋아하는데, 동시에 아이돌 좋아하고, 아이돌 챌린지 찍으러 혼자 인생 네 컷 가는 사람이라니.


근데 웃긴 건 나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겠다는 거다. 사실 줏대가 없는 건지, 원하는 게 많아서 이것저것 추구하다 보니, 결국 짬뽕 같은 사람이 된 것 같다. 취미도 전혀 조화를 못 이루고 극과 극을 오간다.


옛날 독서 모임에서 내가 썼던 닉네임이 ‘균형의 수호자’였는데, 이유가 있다. 나트륨 폭탄 같은 짬뽕을 좋아하면서도 드레싱 하나 없는 샐러드도 좋아한다. 그렇게 이상하게 균형을 맞추는 거다.


예를 들어, 유재석을 싫어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너무 과하게 칭송받는 것 같아서, 균형 맞추려고 일부러 좀 싫어한다. 내 기준에 “과대평가”라고 느껴지면, 내가 스스로 균형추 역할을 한다.


연애도 그렇다. 애인이 감정을 듬뿍 표현하면, 나는 괜히 냉소적으로 맞받아친다. 결국 사람 마음에도 수학처럼 보정 장치가 필요하다고 믿는


… 진짜 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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