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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의사언니 Jul 26. 2023

다이어트하지 않으면서 다이어트하기 : 못해도괜찮아

운동을 즐기는 노하우


늘 잘해야 한다는 강박 관념으로 지내온

나의 40년 중에

잘하지 않아도 괜찮아라고 하는 영역이

하나 있으니,

그게 바로 요즘 취미로 하는 운동, 복싱이다.



물론, 그간 내가 못한 것들이

수도 없이 많았겠지만

나의 인식 속에


못하는 거 = 잘못하는 것
= 기분 안 좋은 것 = 속상한 것


이라고 생각하지 않게 된 무엇을 말이다.


복싱을 시작하게 된 계기


작년, 10살 된 아들과 사춘기 되기 전,

아들과 친하게 공유하는 취미를 만들고 싶어서

복싱을 시작했다.

그러니 벌써 2년 차 복서이긴 하다.



그렇지만,

공격의 자세, 파워풀한 펀치는

아직도 익숙지 않고

내게 잘하기엔 머나먼 길이다.



여태 40년을 넘게

공부도,

시험도,

한의원 운영도,

치료도 한약처방도

 ‘잘함’ ‘성과’ ‘인정받음’의 기준으로

스스로를 평가해 왔다. 



바이올린, 피아노, 그림 그리기도

소기의 실력 업그레이드가 되질 않으니

흥미를 잃고 하다 그만두고,

이 부분에 실력이 없는 스스로에게

실망을 했고 속상했었다.




근데 왜 복싱은 못해도 괜찮고
계속하게 되는 걸까


문득 땀을 흘리며

집에 돌아오며 곰곰이 생각해 본다


애초에 복싱을 시작한 이유가

‘다이어트에 도움 되니까’

‘복싱해서 아마추어 대회를 나가자’ 등의

지금의 내 상태를 개선해야 하기 위한

 수단으로 접근을 하질 않았다.


아들과의 시간을 함께 하고픈 마음에서

시작을 했다.

그리고 이제 우리 아들은

엄마 품을 떠나

축구에 빠져 혼자 복싱을 하고 있지만


이제는 복싱 자체의

힘겨움 - 땀남 - 뿌듯함 개운함

이 기전을 즐기게 되니

일주일에 2-3번은 꼭꼭 해오고 있다.



못해도 괜찮아


못해도 되는 영역을 두니

이게 참 마음이 편해지고

다이어트가 되건

살이 빠지건 찌건

꾸준히 하게 된다


숨이 차고

땀이 나고

개운하고

기분이 좋고


이 기전이 평화롭게

지속되니 덩달아


살도 안 찌고

등 근육이 드러나고

상체도 점차 펴지고

체력도 길러지는

결과적으로 이로운 효과가 있다


다이어트도 이런 접근이 필요하다

내 방식대로

적당히 내게 맞는 템포와 방법으로

즐기면. 그 결과가 좀 더 낫게 되는

이로운 효과



못함

괜찮음


많이 먹음

밤늦게 먹음

설탕 먹음

인정하고

괜찮아 그만큼 에너지가

들어왔으니

이게 맞게 쓰면 되지 멀


이런 편한 마음으로

즐기는 진짜 고수가 되어

지속하기


이게 바로

다이어트하지 않으면서

다이어트하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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