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아저씨 오빠

by 이상수

23살 때 갑자기 어머닐 떠나보내고, 한동안 시간들을 술을 마시며 보냈다.

마시지 못하던 술을 배운 게 그때부터인 거 같다.

이 이야기는, 그 당시 대구에 있을 때 있었던 일이다

.

.

.

.

.

.

그날도 어김없이 아침이 밝았다.

헤롱헤롱한 나는 술이 깨기도 전에, 술을 사러 동네 슈퍼로 향했다.

비가 추적추적 오고 있었고,

술을 사려면 신호기가 없는 횡단보도를 건너야 했다.

그때 당시만 해도 동네에는 편의점이 드물었다.

횡단보도를 건너야 하는데

앞에 작은 여자 아이가 보였고,

그 아이는 자기 몸이나, 키에 비해 너무나 큰 파라솔 같은 우산을 쓰고 있었다.

보아하니 쌩쌩 달리는 차들 때문에 건너지 못하는 거 같았다.

게다가 비도 많이 내리고 있었고...


아무 생각 없이 그 애를 안고 횡단보도를 건넜다.

그 애를 내려놓고 가려는데, 그 애가

"아저씨 오빠! 고마워요!"라고 했다.

'아저씨면 아저씨고 오빠면 오빠지,

이건 . ...(°- °;;;)?'

속으론 그랬지만 사실 기분은 너무 좋았다.

되돌아보니 그게 행복처럼 느껴졌다.

행복은 사소한 일상에서 시작되고

순간의 찰나 같지만,

마음에는 아주 긴 여운을 주는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