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2
섹스를 실제로 경험해보기 전 야동을 봤고, 야동을 보기 전 나는 순수했다. 여자의 가슴을 꽉 움켜 잡으면 정말이지 터지는 줄 알았다. 왜냐하면 그럴 법도 했던 게 항상 어디를 가던 여자의 가슴을 만지면 안 된다는 불문율이 있었다 (학교에서나 사회에서나 어디서든지).
그래서 여자의 가슴에는
어떤 엄청난 비밀이 있다고 믿었다.
그 믿음은 나이가 들어 모래성처럼 무너졌다.
엄청난 비밀 따위는 없었다.
(하지만 엄청나긴 하다)
순수했던 내 자신은 시간의 흐름과 순간순간의 환경에 맞물려 한없이 탈색되고 변색되어 사회적 시스템 아래 쳇바퀴와 같은 무채색이 되어버렸다.
‘순수함이란 더 이상 이상이 아니다. 순수함을 바란다는 건 이상한 일일 뿐이다’
그리들 생각하는지
그리들 말한다.
어느새 스며들어,
나이가 드는 게 이런 건가 하며 평타만 치는 것에도 안주하기 시작한다.
홈런은 전성기 때나 치는 거라며 너덜거리다 이제는 펄럭거리는 내 육체와 타협의 키스를 한다.
불과 몇 년 전이라고 해도 변명이 되어 버렸다.
심히 쿵쾅거렸었었었던 심장,
뇌리에 잭팟이 터지는 희열,
하지만
낡고 쇠약해진 지금,
열정이라는 불보다는 냉정이라는 얼음이 자리 잡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어린왕자의 아름다움을 찾는 눈을 동경하며,
꾸러기 수비대의 마음씨를 가지고,
피터팬을 모티브로 내 삶을 영위해가고 있는 이유는
내 본연의 원색을 다시 찾고 싶어서이다.
내 열 손가락으로 셀 수 있는 나이를 가진 너희네들을 한아름 닮아가기 위해서이다.
PURE라는 단어는 이제 어울리지는 않겠지만
섞이지 않은, 오염되지 않은, 온전한,
나의 색을 찾아
다시금 머금어
기로에서 선택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