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이 뜨겁게 내리쬐는 8월의 어느 여름날에 작은 아이는 어린이집에 있고 큰 아이만 데리고 데이트를 하기로 했다. 큰 아이는 동생이 태어난 날부터 사랑을 나누어 주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종종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건 첫째 아이들의 숙명이 아닐까 싶다. 너도 아직 아기인데 더 작은 아기를 위해 언니처럼 굴어야 하는 것이 짠하게 느껴질 때가 많았다.
큰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주는 일로 아이의 마음을 달래주곤 했는데 아이는 이시간들을 행복해했다.
"동생한테는 비밀로 할께"
어느새 우리의 비밀은 점점 쌓여갔지만 동생과의 데이트도 언니 몰래 이루어지곤 했다. 그러다가 같이 시간을 보냈던 비밀이야기가 담긴 판도라의 상자가 열릴때가 있었다. 싸우지나 않으면 다행인 일들이 이젠 추억거리가 되었다.
큰 아이와 디저트 전문점에 들어갔다. 빙수를 먹고싶다던 아이와 망고빙수 한개를 주문해놓고 기다렸는데 망고가 가득 들어있는 빙수가 놓여지자 아이는 숟가락을 들고 먹을 준비를 했다. 망고를 뜨고 빙수를 먹어볼때 쯤 어울리지 않는 무언가가 눈에 띄었다. 식품의 비닐을 자르면서 들어간 모양이다.
주문하는 손님이 없을때 사장님에게 다가가 속삮였다. 자초지종을 설명했지만 어른 한명과 아이 한명이 먹기에는 이미 양이 많아 새로 만들어 준다는 제안을 거절했다. 위험하거나 특별히 비위생적인 상황은 아닌걸로 판단했고 그냥 먹겠다고 얘기했다. 아이는 뭐 때문인지 궁금해했다.
주방에서 빙수를 만들다가 작은 비닐이 들어간 것 같다고 얘기하며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고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사람들이 많이 있으니 작은 목소리로 말하길 당부했다. 작은 실수로 인해서 큰 일이 되지 않도록 이정도는 그냥 넘어가도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아이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알았다는 시그널을 보낸 후 빙수를 마져 먹기 시작했다.
사장님은 중간중간 오셔서 더 필요한건 없는지 물으셨다. 아마도 아무렇지 않게 빙수를 먹는 우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으셨던것 같다. 그래서 빨리 먹고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장님의 미안해 하시는 마음이면 충분한것 같다. 아이에게 이런 상황을 설명해주며 왠만큼 먹은 것 같으니 장소를 옮겨보자고 제안했다.
"그래도 우리만의 데이트가 꽤 괜찮았지? 망고도 듬뿍 들어있고 우유빙수도 너무 맛있었잖아"
아이는 흡족해 했다. 그리고 엄마와 단 둘이 보낸 시간들을 가슴한켠에 저장해 두기로 했다. 다음에 또 여기에 오고 싶다는 말과 함께 망고빙수의 좋은 기억을 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