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흔적을 기억하는 주황빛 하늘에 opacity를 90정도 준 것 같은 흐릿함이 인상적인 아침. 그라데이션이 채 가시지 않은 하늘은 서로 다른 대비색상이 사이좋게 어우러진 모습으로 사이좋게 아침을 맞이하고 있다.
평소보다 일찍 눈이 떠진 새벽과 아침의 중간 어디쯤에 다시 자려고 해 봐도 점점 정신이 또렷해지기만 해서 몸을 일으켰다. 소파에 앉아 잠시 생각했다. 30분은 더 잘 수 있었는데 일찍 눈이 떠 진 이유에 대해 생각하다가 새벽녘의 하늘을 보고 더 생각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졌다. 그림같은 풍경을 선물해준 오늘이 반가웠다.
계절이 바뀔때마다 몸살처럼 겪는 컨디션 난조에 꽤 오랜날동안 시달리다가 겨울의 문턱을 넘어 이젠 진짜겨울이라고 불러야할 계절이 되어서야 컨디션이 어느정도 자리를 잡은 듯 했다. 사회에선 적응력이 뛰어난 편이지만 정작 내 몸은 그렇지 못하다. 나이를 먹을 수록 계절의 적응기간이 길어지는 것 같아 서글프기도 하지만 이렇게라도 돌아와 주니 이걸로도 좋다.
덕분에 퇴근 후 다시 센터에 출석하며 운동에 열을 올리는 일로 하루의 루틴을 철저히 지켜내려 애쓰는 모습에 스스로를 다독거리기도 한다.
"잘 하고 있어. 그리고 잘 할거야"
숨이 차오르도록 버티다가 부상의 기억이 스치면서 조금 더 천천히 가보기로 하고 걷다가 뛰기를 반복하며 단련이 되기까지 기다려보기로 했다.
인생도 그러했다. 서툰 행동이나 모습은 연습이나 경험이 필요했고 단련되어야 했다. 이걸 뛰어넘을 수는 없다. 단련시키는 일은 오로지 내몫이고 시간이 필요한 일이며 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하기도 한다. 맨탈관리가 잘 되어야 하고 파워 F에겐 감정컨트롤이 관건이다. 컨디션이 일단 좋아야하고 컨디션관리는 운동과 스트레스관리로 통제한다.
이로써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한 일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 되었다. 컨디션이 좋은 날엔 예상치못한 기분 좋은 일들이 생겨나는 걸 보면 좋은 주파수는 좋은 기운을 불러모으는 힘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부터 이걸 신념으로 삼게 되었는데 그만큼 컨디션관리는 그날의 하루를 책임지는 녀석이기 때문이다.
다른 계절의 시작을 겪으며 괜찮아 지겠지라고 여겼던 날들이 지나가고 진짜로 괜찮아진 날들을 대하는 자신을 들여다보는 일이 굉장히 뿌듯하게 다가왔다.
거봐. 괜찮아 질 거라고 했잖아!!
출근길이 꽤 가벼워진 아침이 기분좋은 오늘을 책임지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