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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월 Apr 13. 2024

함께 자라는 우리들의 시작

매일 반성하며 살고 있습니다

유난히 밤이 길어지는 금요일 저녁은 아이들에게 늦게 까지 놀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지는 날이다. 평소보다 잠자리 독서시간때 읽을 책의 양이 많아지는 날이기도 하고 처음엔 눈이 반짝반짝해서 책에 대한 이야기 하다가 아이들이 하품을 대여섯번 하기 시작하면 그제서야 졸리다는 신호를 받아들이곤 한다.


한참 글쓰기에 열을 올렸을때 엄마가 쓴 글을 읽기를 좋아 했던 첫째 아이가 갑자기 엄마가 쓴 글이 책으로 나왔으면 좋겠다는 말을 한다. 출간작가가 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해 주려다가 마음을 바꿔 언젠가는 책으로 나올날이 있을거야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독자가 큰아이 한명뿐이여도 책을 내고 싶지만 출판사를 망하게 할 순 없으니 일단 접어두로 했다.


아이들과 붙어 지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부딪히는 일 또한 늘었다. 잔소리 하는걸 질색하던 인간조차도 잔소리가 시시때때로 흘러나오고 말이 많아지면서도 말실수가 되지 않기를 바랐다. 긍정적인 언어로 말하기 연습을 하는 중인데 이건 맨탈이 온전할때 이야기이고 이미 가출한 맨탈을 멍하니 바라보며 긍정의 언어를 사용하기로 했던 다짐은 단 몇프로의 의지밖에 남아있지 않은 간들이 여러번이다.


이럴땐 시간이 필요한 법인데 아이들과 분리가 되어야 하고 생각을 정리하고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는 시간이 분명히 필요하다. 그럼 나 자신도 아이들도 긍정의 마음들로 회복이 된다. 조금 시간이 지나면 아이가 다가와 안아달라고 하거나 미안하다는 말을 할때가 있다.  "엄마도 미안해"라는 말은 수십번째이다. 반성은 하고 있는게 맞는지 자문해 본다. 결국은  아무 일도 아닌 것을...


일상은 비슷한 일들의 연속이다. 반성은 매일 매순간 하지만 또 다시 상황은 만들어지고 맨탈이 열두번은 가출하고 나서야 제자리로 돌아오니 말이다. 더 내려놓자. 여유를 가져보자. 수십번 되뇌이지만 꽤 여러번 무너지는 것들이 서툰 엄마의 모습인 것이다. 어른이지만 완벽하지 못한 사람이라는 것을 설명하고 싶을 때도 많다.


아이가 1학년때 엄마도 함께 아이의 1학년을 겪으며 마치 나의 1학년을 다시 사는 것 같은 날들이 이어졌다. 실제로도 그랬다. 처음 겪어보는 1학년 학부모들의 인간관계를 겪었고 낯선 환경에서 힘들어했던 아이의 마음을 겪었다. 우리는 함께 성장했고 지금도 함께 자라고 있다. 아이를 보며 나를 돌아보고 반성하는 일이 늘 똑같이 반복된다. 아이는 나의 거울이 되어주고 내가 조금더 괜찮은 엄마. 어른이 될 수 있도록 나를 성장시켜준다.


아이가 아기였을때 한참 블로그에 육아일기를 올리고 아이가 조금 크고는 육아일기를 쓰지 않았다. 육아일기를 쓰는 일이 어쩌면 지금 더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아이와 함께  어른의 마음도 같이 자라는 이야기를 써보기로 했다. 이 글을 아이가 읽으면 웬지 키득키득거리며 볼 것 같지만 엄마는 완벽한 사람도 아니고 아직도 마음이 크고 있다는 걸 글로 풀어내고 싶다.


엄마가 쓴 글을 기다리는 아이에게 우리들이 함께 성장해가는 일상의 스케치를 담아 선물하고 싶은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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