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사랑하는 두 사람, 나의 부모님께.

사과와 부탁

by 바닷물


엄마 아빠! 큰딸 OO예요. 제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두 분인데, 이렇게 편지를 쓰는 건 되게 오랜만인 것 같네요. 직접 말씀드릴까도 고민해 봤는데요. 전하고자 했던 마음이 혹여 왜곡될까, 불필요한 감정으로 목적을 상실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글로써 제 마음을 다듬고 가다듬어서 최대한 담백하게 빚어 보았어요.


제가 기질이 예민하고 생각이 복잡하면서도 부모님에 대한 고마움을 자주 잊어버리는 배은망덕하고 부족함 많은 딸이란 걸 알고 있어요. 그래서 엄마 아빠에게, 특히 엄마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많았던 것 같아요. 이 기회를 빌어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릴게요. 엄마의 소중한 마음에 대못을 박아서, 지워지지 않을 흉을 새겨서 정말 정말 죄송해요. 그 흉터가 있다는 걸 계속 기억하지 못해 죄송해요. 그리고 엄마의 사랑의 언어를 제가 미처 몰라서 많이 미안해요.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사실은 제가 엄마 아빠를 사랑한다는 점이에요. 내가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나를 누구보다 소중하게 키우고자 노력한 두 사람을 인간이라면 차마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죠. 그리고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마음으로 두 사람을 계속 사랑하고 싶어요.


그런데 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저 혼자서 노력하기에는 많이 힘들어요. 제 생각의 깊이가 아직 얕고, 또 제 그릇이 그만큼 넓지 못해서 자주 한계에 부딪히곤 하거든요. 그럼에도 우린 가족이니까, 그말인즉 서로가 서로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인 관계여야 하는 거니까 저는 앞으로도 노력하기를 멈추지 않을 거예요. 제가 혼자서 애를 쓰다 그만 지쳐버리지 않도록 엄마 아빠도 부디 저와 함께 노력해주세요. 언제나 그랬듯 저의 부족함을 함께 채워주세요.


저는 분명 실수도 잦고 부족함도 많지만 엄마 아빠를 닮아 그 본성만큼은 선을 향한 의지로 가득한 사람이거든요.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며 앞으로 나아가려는 사람이기도 하고요. 그러니 엄마 아빠가 도와준다면 우린 분명 앞으로 더 발전적인 관계로, 서로를 아껴주고 서로의 따스함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관계로 함께 나아갈 수 있을 거예요.


매번 부탁만 하는 못난 딸이라서 죄송해요.



2026년 2월 26일 대학 졸업을 맞아,

바닷물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