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체를 보면 막 그린 듯 단순한 선에 빈티지한 색감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그리고 딱 봐도 평범하지 않을 것 같은 캐릭터들. 주요 이야기는 주인공 모디카이(파랑어치)와 릭비(라쿤)가 무료하고 따분하고 한심해 보이는 일상을 보내지만, 예상치 못한 사건이 벌어져 해결하거나 때론 사고를 치거나 하는 것이다.
사실 이 만화를 아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다. 나 또한 텔레비전에서 본 게 아니라 인터넷에서 우연히 보게 되었다. 살짝 마이너 감성에 미국스타일 유머가 섞인, 한심하지만 매력적인 듀오의 아수라장 같은 하루를 보고 있으면 마치 <무한도전>을 보는 것처럼 빨려 들게 된다.
모디카이와 릭비 듀오는 별 것 아닌 사건에 환호하고, 별 것 아닌 것을 크게 키워 사고를 내지만 이상하게도 당황하지 않고 "ohhhh~", "yeahhhh"를 외치면서 얼렁뚱땅 엔딩으로 끝날 때가 많다. 평범한 공원 직원이지만, 매번 말도 안 되는 모험에 휘말리는 듀오를 보면서 '나만의 레귤러 쇼'를 생각해 봤다.
우리네 삶도 똑같이 반복적이지만, 사소한 순간이 기묘하게 특별해질 때가 있다. 그런 작은 소동이 '삶의 모험' 일지도 모른다. 또한 두 주인공은 게으르고 허술하지만 결국 서로를 항상 지탱해 주는 역할을 한다. 완벽하진 않지만 함께이기에 버틸 수 있는 존재.
나 또한 그런 존재들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확신한다. 지루한 일로 가득 찼다고 생각했던, 특별할 것 없이 때로는 엉망으로 흘러갔던 내 청춘의 풍경을 돌이켜 보니 소소하지만 알찬 에피소드들로 가득했다. 겉보기엔 같아 보여도, 어제와 오늘은 결코 같을 수 없는 작은 모험의 연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