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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디매거진 숏버스 Mar 15. 2023

신세계

영화 <신세계> - 박도겸 감독

모두가 같은 작품을 보고 다 다른 감정을 느낀다. 나는 슬픔을 느꼈다. 영화는 모두에게 다 다른 감정을 주고 그래서 사람들은 같은 작품을 봐도 다 다른 감상을 한다. 


 신세계라는 작품 제목을 보자마자 나는 황정민과 최민식을 떠올렸다. 아무래도 신세계는 범죄 영화로 큰 흥행을 했던 작품이니까. 그래서 같은 제목의 다른 작품은 어떨까 기대를 하며 시작 버튼을 눌렀다. 그게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장르의 작품인 스릴러를 굳이 택한 이유였다. 작품이 시작하고 나는 이게 왜 스릴러인가? 생각했다. 스릴러적 요소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작품은 뒤로 갈수록 긴장감이 조성됐다. 마지막에는 묵직한 메시지까지 던져주며 작품은 끝이 난다. 



사실 나는 이번 작품을 감상하면서 작품 생각보다는 작품 속 배경인 노량진에 대해서 노량진에 살았던 우리 고모에 대해서 더 많이 생각했다. 전국 수험생, 고시생들의 고향 노량진은 나에게 우리 막내 고모가 사는 곳이라고 각인되어 있다. 그래서 노량진에 갈 때면 막내 고모가 생각난다. 나는 4년 전 고모와 노량진에서 만났다. 그리고 그 이후 만나지 못했다. 나도 고모도 바빠서. 그리고 올해 초 고모는 갑작스럽게 긴 여행을 떠났다. 그 이후 오랜만에 작품 속에서 노량진을 마주해서 그런가? 나는 작품에 집중하지 못하고 내내 울기만 한 것 같다. 그리고 정신을 차리고 다시 작품을 보고 나서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 주려는 메시지를 알아차렸다. 어떤 한 영화를 보고 사람이 느끼는 감정이 다 다르다던데, 이게 딱 그 상황인 것 같았다. 다들 소름 돋고 묵직한 메시지에 놀랐다는데 나는 작품 속 배경인 노량진을 보고 펑펑 울었다. 어찌나 울었는지 눈이 아플 정도로 부었다. 누가 보면 정말이지 엄청나게 슬픈 작품을 본 줄 알 거다. 이 작품이 어떻게 하필 지금 이 타이밍에 내게 온 건지 몰라도 오랜만에 노량진을 봐서 좋았고 고모가 생각나서 슬펐고 작품이 주는 묵직한 메시지에 많은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나를 이렇게까지 울리고 생각하게 하는 작품을 만난 것 같다. 나중에 시간이 조금 더 지나서 다시 한번 꺼내서 봐야겠다. 



마지막으로 작품은 힘겹게 일상을 포기하고 자기가 선택한 곳에 전념하는 사람들이 제한되고 정해진 쾌락을 즐겨도 되는가? 암울한 곳에서의 제한적인 자유와 행동, 욕구 해소는 합의점을 찾아 조용하고 은밀하게 행해져도 괜찮은 것인가? 질문을 던지며 끝이 난다. 영화 초반 분위기와 180도 다른 후반부 전개, 그리고 결말과 메세지를 우리는 깊게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제목을 정말 잘 이은 작품이다. 작품을 보면 제목도 절로 이해가 될 거다. 제목만큼이나 신선했던 작품을 보며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어서 유익했던 시간이었다. 



인디매거진 숏버스 객원필진 3기 김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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