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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디매거진 숏버스 Jul 22. 2021

인생의 '단편' 속 한 장면

배우 윤현경


Q.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A. 언프로페셔널에서 혜승을 연기한 윤현경입니다. 단편영화 <택배>, <립스틱 레볼루션>, <여름 바다에 뜬 가벼운 것들> 등 나름대로 다수의 단편영화 작업을 해왔답니다. 물론 처음 들어보시는 작품들이겠죠? 더 열심히 일해야겠어요.



Q. 작품 및 캐릭터 소개도 부탁드린다.
A. <언프로페셔널>은 인디밴드 ‘원더러스트’의 공연장에서 벌어지는 청춘들의 불같은 사랑과 배신을 그린 작품입니다! 밴드의 보컬이자 리더인 혜승이 마음 맞는 친구들을 모아 밴드를 결성하고 활동하던 중 남자친구이자 밴드의 베이시스트인 현우가 밴드의 기타리스트 지은과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밴드 해체를 선언하며 벌어지는 이야기인데요. 혜승이는 아주 불같고 솔직한 시원시원한 성격의 소유자예요. 지은이는 이성적인 척하지만, 감정이 앞서고, 현우는 우유부단하고, 매니저는 말리지도 않고... 이 영화에서 그나마 유일하게 프로페셔널한 인물은 드럼을 치는 윤미이지 않을까 싶어요.


Q. 극장 개봉 소감
영화제 외에 극장에서 단편영화를 본 적이 거의 없는 것 같아요. 단편영화 같은 경우에는 요즘에서야 플랫폼들이 생기고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접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니까요. 일반 관객분들에게 노출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아 너무 기대 중입니다!



Q. 촬영 당시 있었던 재밌는 에피소드
A. 영화 초반에 기타를 부수는 장면이 있는데, 감독님이 기타 잘 안 부서질 것 같다고 미리 잘라놓고 살짝 붙여놔야 하는 거 아니냐며 되게 걱정하셨거든요. 웬걸? 너무 산산조각이 나서 나중에는 본드로 일일이 다 붙이고 저는 부수고 또 본드로 붙이면 저는 또 부수고... 기타를 세 개나 준비하셨는데도 나중에는 다 너무 산산조각이 나서 그이상 부수면 못 붙인다고 하셔서 살살 부쉈던 기억이 나요. 테이크가 꽤 길었던 바람에 기타 부서지면서 붕 날아갔던 초반 버전을 못 써서 아쉬웠어요.


Q. 노래 실력이 수준급인데 작품을 위해서 따로 준비하거나 연습했나

A. 제 노래는 노래방 용으로만 쓰여왔을 뿐 결코 수준급이 아님을 너무나 잘 알고 있어서 캐스팅된 후에 합주 연습하면서 노래를 열심히 연습했는데, 한 달 만에 드라마틱 하게 발전하지는 않더라고요. 하하하. 그저 재밌게 봐주시면 좋겠어요.


Q. 작품 속 혜승은 우리에게 언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여준다. 작품 속에서 나오지 않은 혜승의 평소 모습도 궁금한데 혜승이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해석했는가
A. 혜승이는 책임감 있고, 독한 말 쉽게 못하고, 힘든 티 잘 안 내는 리더라고 생각했어요. 6년을 함께한 가족 같은 멤버와 남자친구와 내 인생의 전부 같은 밴드를 한꺼번에 잃게 될 이 순간을 미루고 미루다 마주했지만, 막상 닥치니 또 용기가 안 나서 술을 힘을 빌리는... 겉으로만 강해 보이는 인물이요.


Q. 촬영을 하면서 혜승은 상당히 감정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준다. 연기를 할 때 감독님께서 주신 디렉팅

A. 혜승이가 작품 속에서 벌어지는 상황 이전에 겪었던 일들을 구체적으로 많이 예를 들어주셔서 혜승이가 분노하는 데에 타당성을 쉽게 찾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진짜 술을 마시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시기에 정말 마음 놓고 분노했어요. 하하하.


Q. 마지막 장면에서 3개월이 지나고 혜승은 여전히 원더러스트의 보컬로 활동하고 있다. 그 사이 혜승은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A. 막상 닥쳐보니 내 인생의 전부를 잃을 수는 없겠다 싶었지 않을까요. 남자친구보다 밴드가 더 소중했을 수도 있을 것 같고요. 작품 준비하며 실제로 합주 연습을 하다 보니 밴드 음악이 주는 힘을 온몸으로 느꼈거든요. 저라도 놓칠 수 없었을 것 같아요.



Q. 앞으로의 작품 계획이 있다면
A. 단편영화 두 편과 영진위 숏폼 제작 지원 사업 진행하고 있는데, 이 작품들도 극장에서 상영될 기회가 있으면 좋겠네요!


Q. 배우님에게 단편영화란 어떤 의미인가
A. 제 인생의 ‘단편’인 것 같아요. 긴 인생 중 짧고 소중한 부분들. 단편들이 모여 장편이 되고... 어? 이건 숏버스 터미널의 기획 의도 아닌가요? (긁적)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
A. 끝까지 읽어주신 여러분들을 위해 행운의 편지를...

‘이 편지는 숏버스 터미널에서 최초로 시작되어 읽는 사람에게 행운을 주었고 지금은 당신에게로 옮겨진 이 편지는 4일 안에 당신을 떠나야 합니다. 이 인터뷰를 포함해서 행운이 필요한 7명에게 숏버스 터미널을 홍보하셔야 합니다. 사진을 찍어 보내도 좋습니다. 물론 미신입니다.’




<언프로페셔널> (Unprofessional)



러닝타임 : 11분

감독 : 김세희

배우 : 윤현경, 곽유하, 임세웅, 김나영, 박종현

스탭 : 연출/각본 김세희 | 조연출 양소영 | 스크립터 진수빈 | 연출부 김희우, 양채연, 임용현 | 촬영 강정훈 | 촬영부 이예신, 이령, 이건, 김지환, 김혜경, 김중회 | 제작 변정화 | 제작부 강산 | 현장녹음 김주현 | 녹음보조 최예솔 | 동시녹음 유동은 | 붐오퍼레이터 오세연 | 미술 조한별 | 의상 고예린 | 스토리보드 이령 | 메이킹 김형희 | 편집 김세희 | 사운드믹싱 김세희 | 음악믹싱 김주현 | 색보정 강정훈


로그라인 : 6년 차 인디밴드 원더러스트의 보컬 혜승, 마지막 곡을 앞두고 결국 무대에서 폭발한다.


수상/초청이력 : 제15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 [한국 음악영화의 오늘] 부문 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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