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나' 다운 개성을 표현한

감독 안다훈 인터뷰

by 인디매거진 숏버스

Q.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A. 저는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를 연출한 안다훈입니다. 저는 서울예대에서 영화 연출을 전공하고 단편 작업을 하다 지금은 상업영화 연출팀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연상호 감독님의 <반도>, 이병헌 감독님의 <드림>에 참여했고 지금은 장유정 감독님의 <정직한 후보 2>를 같이 준비하고 있습니다.


Q. 작품 소개도 부탁드린다.
A.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는 제 롱디 연애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어요. 당시 여자친구였던 지금의 아내가 독일 베를린에 살고 있었고 저는 한국에서 카페 알바를 하고 있었어요. 아내가 <moved by movie>라는 영화 촬영 장소를 찾아가는 프로젝트를 페이스북 페이지로 하고 있었고 저는 팔로워였죠. 제가 전에 오스트리아 비엔나를 여행할 때 <비포 선라이즈>의 촬영 장소를 찾아다녔던 적이 있어서, 아내와 메시지를 주고받다가 서로 전화까지 하는 관계가 됐어요. 그러다 제가 독일로 아내를 만나러 가기로 결심했고 유럽에 간 김에 우리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고 와야겠다 생각이 들어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Q. 극장 개봉 소감

A. 영화는 완성하고 나면 스스로 살아가는 유기체 같다는 말을 듣곤 했는데 정말 그런 기분이에요. 이 영화가 영화제를 많이 못 가 항상 마음에 아쉬움이 남았었는데 영화 스스로 스크린을 찾아간 기분이 드네요.



Q. 촬영 당시 있었던 재밌는 에피소드
A. 프랑스 파리에서의 촬영이 정말 힘들었어요. 가장 힘들었던 건 인종차별이었어요. 렌즈에 껌을 붙이고 욕을 하고 가거나, 차 타고 원숭이라고 놀리며 원숭이 동작을 하며 지나가고, 일부러 앵글에 들어와 방해하고, 집시들이 수시로 도둑질을 하려고 저희를 노렸어요. 집시들의 장면이 그대로 영화에 담겨 편집하지 않고 사용했어요. 또 프랑스 파리의 겨울은 생각보다 무채색이더라고요. 예상보다 너무 쓸쓸한 분위기로 보여서 촬영하면서 고민이 많았네요.


Q. 다양한 도시 중에서도 '파리'와 '서울'을 배경으로 선택한 이유?
A. 제가 독일 베를린에 가는 게 원래 이 여행의 목표였어서 원래는 베를린을 담아보려고 했는데 베를린은 회색도시에 가까워요. 유럽이지만 다른 유럽에 비해서 고풍적이거나 이국적인 느낌은 조금 덜 해요. 힙하고 쿨하죠. 그래서 파리로 정하게 됐어요. 베를린보다는 파리를 로망의 여행지로 생각하는 사람이 더 많다고 생각해요.


Q. 작품 연출에 있어 특히 신경 썼던 부분
A. 멜로는 시간이 점층적으로 쌓여야 더 감정을 풍부하게 보여줄 수 있는데 단편은 시간적 한계가 있어요. 그래서 서로에게 설레는 감정을 짧은 시간에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어요. 프랑스와 한국의 장면들을 교차로 보여줬을 때 서로 튀어 보이지는 않을지도 신경을 많이 썼던 기억이 나네요.


Q. 작품을 연출할 때 특히 힘을 쓴 부분
A. 영화 속에 그림이 나오는 부분들이 있어요. 점묘화로 유명한 쇠라의 <그랑자트섬의 일요일 오후>라는 작품이에요. 파리에서 풍경 인서트를 찍었지만 겨울이라 생각보다 예쁘지 않았어요. 그래서 파리를 잘 표현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 이 그림이 떠올랐어요. 제가 시카고에서 실제로 이 그림을 본 적이 있는데 그림이 너무 커서 그림 속 한 사람 한 사람이 영화의 한 신처럼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그림을 확대해서 보여주면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Q. 영화의 전반적인 이야기가 통화를 통해 진행된다. '통화'라는 매개체를 선택하여 연출한 이유?
A. 제 경험이 이유였어요. 아내와 4개월 정도 매일 베를린과 안산에서 통화를 했는데 그때 나눴던 대화를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게 됐습니다. 영상통화도 생각해 본 적이 있는데 그보다는 목소리로만 나누는 사랑이 더 로맨틱하지 않을까요?


Q. 영화 속에서는 영빈과 미화가 어떠한 계기로 통화를 나누게 됐는지 계기가 나오지 않는다. 혹시 따로 설정한 연출이 있는가
A. 단편 영화다보니 초반에 설정을 너무 많이 설명하면 이야기가 묻혀버려서 그 부분은 생략했어요. 좋은 단편은 영화 전체에서 일부분만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배우들에게 얘기했던 건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알게 됐고 서로 DM을 주고받는 사이라고 설정했어요.


Q. 작품을 통해 관객에게 전하고픈 특별한 메시지가 있다면
A. 사랑은 대화의 온도가 맞아야 한다. 이게 핵심적으로 가져갔던 주제였어요. 상대가 지구 반대편에 있어도 대화가 잘 맞으면 사랑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Q. 앞으로 작품 계획이 있다면
A. 저는 상업영화 연출팀 일을 하면서 제 장편영화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Q. 감독님에게 단편영화란 어떤 의미인가
A. 단편영화는 퍼스널 컬러(Personal Color)라고 생각해요. 영화의 규모가 커질수록 여러 사람들의 색이 섞이게 되기 마련인데, 단편영화는 소수의 스텝이 만들다 보니 좀 더 ‘나’ 다운 개성을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
A. 시나리오를 같이 쓰고 촬영을 도왔던 아내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네요. 저희는 영화 완성 이후 <영화책방 35mm>라는 책방을 운영했었어요. 아내는 영화 에세이를 쓰는 작가입니다.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Shakespeare and Company)


러닝타임 : 16분

감독 : 안다훈

배우 : 정유민, 박영빈

스탭 : 제작 전형준 | 제작부 백수아 | 제작지원 김동현 | 연출/각본/편집 안다훈 | 각색 이미화 | 조연출 김훈영 | 스크립터 안요섭 | 스토리보드 노혜민 | 파리촬영 안다훈 | 파리촬영부 김송미 | 파리제작 이미화 | 파리제작지원 김예원 | 촬영 조민국 | 촬영부 김호, 김탁경, 권승혁 | 조명 김훈영, 조현철 | 미술 정세음 | 동시녹음 이승석 | 붐오퍼레이터 박정민 | 사운드 안다빈(PLUTO SOUND GROUP) | 폴리 이충규(폴리팝) | 음악 조성욱 | DI 안요섭 | CG 심재민 | 영어번역 최준용 | 불어자문 김찬엽 | 포스터디자인 한정길


로그라인 : 서울에서 편의점 알바를 하는 미화는 파리에 사는 영빈과 통화하며 파리의 거리를 거니는 로망을 꿈꾼다.


수상/초청이력 : 제2회 한중국제단편영화제 - 시나리오상 수상 / 제8회 충무로단편영화제 - [청년/대학생] 부문 본선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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