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경동 Mar 17. 2024

등부터 잡고 시작하겠습니다.

운동 기본 자세

출장지에서의 미천한(?) 운동 기록을 뒤로 하고 다시 PT 선생님을 만났다.


"회원님, 출장 가서 운동 좀 하셨습니까?'

아니나 다를까 선생님의 질문이 들어왔다.

"생각보다 호텔 피트니스가 조그맣더라고요. 트레드밀만... 주절주절..."

"하하하 그래도 아예 안 하신 것보다는 뭔가 시도라도 했다니 잘하셨습니다!"


내가 너무 운동 생초보이라 그런지 늘 너그럽게 대해주신다. 나이로 따지면 띠 한 바퀴를 돌고도 몇 년이 더 차이가 나지만 운동할 때 나는 거의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나 다름없으니 포기하지 않도록 응원해 주신다. 사람들이 PT는 선생님이 8할이라는 말을 많이 했는데 그 이유를 조금 알 것도 같다.


처음 인바디 테스트를 하던 날부터 나에게는 뒤판 (특히 등, 둔부) 근육 운동을 많이 해야 한다고 누누이 말씀하셨다. 나뿐 아니라 근력 운동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거의 공통된 문제가 아닐까 싶다.


어깨 부분 삼각근 강화를 위한 사이드 레터럴 레이즈 (Side Lateral Raise)를 처음 배우던 날이었다.

"자 시작 전에 등부터 잡아야 돼요. 등~"

"네?" (둥절)

"아 회원님, 운동 시작하기 전에 등을 잡아야 한다고요."

멀뚱... 멀뚱...

"회원님, 제가 견갑골 위치 말씀드렸죠? 그 두 개를 만나게 한다 생각하고 등을 잡아보세요."


어깨에 잔뜩 힘을 줘서 뒤로 보냈더니 자라목처럼 승모근이 올라왔다. 내가 해야 하는 동작은 견갑골을 만나게 하되 승모근은 쓰지 않고 최대한 아래로 보내며 그야말로 '등을 잡는 것'이었다. 동작을 시도하다보니 어깨에서 우두둑 소리가 났다. 몇십 년간 쓰임 받은 적 없는 근육들이 놀라는 소리 같았다.


그날 이후 이제 나는 등을 잡을 줄 안다. Hooray~~

이제 선생님께서 '등부터 잡고 갈게요~"라고 하시면 자동으로 견갑을 모아 아래로 내린다. 

정말 소소하지만 뭔가 할 줄 몰랐던 동작을 하게 되니 엄청 뿌듯하다.

등 잡는 순간은 엄청 빨리지나가고 아주 자세히 봐야 발견가능합니다. ㅋㅋ

등을 잡고 '사레레'를 배웠는데 어깨 삼각근 운동이지만, 동시에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우람한 팔뚝 라인을 개선(?)할 수 있는 좋은 운동이라는 말에 귀가 솔깃했다.


보통 팔 살을 빼고 싶은 사람들이 이두나 삼두 운동을 열심히 하는데,

사실은 어깨 삼각근을 만들고 팔운동을 해야 상대적으로 더 예쁜 라인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어깨 운동 없이 팔 운동만 해봤자 뽀빠이팔처럼 굵은 팔을 더 강조시키는 효과만 낸다는 뜻이다.

말씀하신 내용을 잘 기억하려고 그림으로 남겨봤다.

삼각근 유무의 중요성 (>,,<)


이 운동은 기구 없이도 할 수 있으니 집에서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 기특)

중량은 어느 정도가 좋은지 여쭤봤더니 무조건 2kg을 사라고 하신다. 2kg를 들고 하면 팔이 부들부들 떨려서 1.5kg는 어떠냐고 여쭤봤지만 단호박으로 2kg를 추천하신다.

선생님 말씀대로 쿠팡에 논슬립 2kg 덤벨을 주문했더니 금세 도착했다.

당장이라도 하루에 두 번은 할 것 같이 굳이 로켓와우 상품을 구입해서 당일 배송을 받아 놓고 벌써 며칠째 거실 한 편에 방치되어 있다.


다음에는 덤벨 운동 몇 가지와 운동 루틴 짜는 방법도 한 번 여쭤봐야겠다!

작가의 이전글 태어나 처음 호텔 Gym 가봤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