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어본 적 없는 내 어깨
2kg짜리 덤벨을 구입했다고 말씀드리자 선생님께서 집에서 할 수 있는 덤벨 운동을 몇 가지 알려주셨다. 덤벨 운동은 가능하면 앉아서 하라는 팁도 주셨는데, 하체는 움직이지 않고 안정적으로 상체 운동을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제는 이름도 외운 사레레(사이드 레터럴 레이즈), 누워서 하는 라인익스텐션, 그리고 덤벨숄더프레스가 선생님께서 꼭 하라고 알려주신 3종 세트였다.
사레레와 라인익스텐션은 이제 몇 번 했다고 몸이 제법 기억을 하는 것 같은데 덤벨숄더프레스는 자세를 잡는 는 것부터 쉽지가 않았다. 덤벨을 든 팔은 왜 그리 덜덜덜 떨리는지...
처음 벌서는 자세로 덤벨을 들고 나면 아래와 같이 정면과 측면을 체크해야 하는데, 측면은 특히 덤벨이 내 귀가 보이지 않도록 그 각도로 올라갔다 내려왔다 해야 한다.
"회원님, 어깨를 밀어 보세요"
"네?" (머엉.......)
등을 잡으라는 것처럼 어깨를 미는 것 또한 내게는 미지의 세계다. 선생님은 익숙하게 쓰는 용어가 내게는 이리 생소한 것을 보면 내가 아직 내가 쓸 줄 모르는 근육이 참 많다는 얘기겠지?
PT를 받고 운동을 하면서 내가 내 몸 사용법에 무지하다는 걸 많이 느낀다. 남들이 잘 못하는 한쪽 눈썹 올리기, 양쪽 귀 앞뒤로 빨리 움직이기는 할 줄 알면서 정작 더 중요한 등이나 어깨는 움직일 줄 모른다는 걸 깨달으니 문득 내 몸에게 미안하다. 저질 체력이긴 하지만 그래도 출산했을 때 입원한 경험 외에는 수술이나 입원 한 번 없이 잘 버텼다.
앞으로는 정신적으로 성장하려는 열정만큼 몸도 발전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겠다. 요즘 북클럽에서 공부하고 있는 [몸은 기억한다] (베셀 반 데어 코르크)라는 책을 보면 내가 정신적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많은 기억들을 내 몸은 기억하고 있다고 한다.
"살아 살아 소중한 내 살들아~"를 외쳤던 이영자 (연식이 너무 드러나는 멘트인가...) 언니처럼 나도 내 몸에게 말해본다.
"몸아 몸아 소중한 내 몸아~ 앞으로 더 소중하게 알아가며 돌볼게. 지금까지 잘 보살피지 못했는데 그래도 이만큼 잘 견뎌줘서 고마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