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나는 은퇴 후 장손을 내 손으로 키웠다.
큰 며느리가 직장생활을 하다가 아이를 가졌는데 아내가 손자를 맡아 키워주겠다고 말하는 바람에 그리되었다.
주변에서는 애를 키워주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데 왜 사서 고생하려 하느냐고 극구 말렸다.
우리는 사랑으로 모든 것을 극복하겠다고 다짐하며 아들 집 근처로 이사를 강행했다.
손자가 태어나고 큰 며느리가 다시 복직하자, 자연스럽게 장손은 우리 집에서 우리 부부가 돌보게 되었다.
알콩달콩 우리 부부가 장손에게 매달린 지 채 1개월이 안 되어 문제가 생겼다.
대기업에서 억대 연봉을 받으며 아무 어려움 없이 살아왔던 우리에게 얼마 안 되는 연금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주식 투자로 일정 수입을 꿈꾸었지만, 도움은커녕 더욱 어려움만 가중되었다.
참다못한 아내가 자기 전공을 살려 요양병원 간호사로 취업을 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나 홀로 장손을 키워야 하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당시에 우리 집에는 아주 귀엽고 앙증맞은 고양이가 같이 살고 있었다.
큰 며느리가 결혼하기 전부터 키웠던 고양이었다.
지금부터 나는 장손을 돌보며 그 고양이와 집안 식구들이 함께 겪는 애환을 들려주려 한다.
이 작품은 주인공이 고양이로 고양이 입장에 서서 쓴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