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여성 성장기- 나 사용설명서 2부 02
60대 초반의 P여사가 요즘 가장 즐거워하는게 뭘까요? 바로 공부입니다. 공부라 하면 머리가 지긋지긋하다고요? 아닙니다. 즐겁게 공부할 길은 널려 있습니다. P여사는 최근 당근에서 55세 이상의 시니어들 위한 셔플댄스모임을 보고 가슴이 설레었습니다. 원데이 특강이 마감되어 아쉽게도 등록은 못했지만 가슴뛰게 하는 공부를 찾는 것이 일상을 짜릿하게 합니다. 이번 회 나사용설명서에는 중년공부에 관한 내용을 알아 봅니다.
공부라는 단어가 주는 알레르기
평생 저에게 공부는 생존을 위한 투쟁이었습니다. 대학시절에는 장학금을 받아야 하는 절박함이 있었습니다.또한 취업이라는 좁은 문을 뚫기 위해 학점 관리에 목을 맸습니다. 결혼 후에는 그 전쟁터가 아이들에게로 옮겨갔을 뿐, 본질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아이의 받아쓰기 점수에 일희일비하고, 학원 레벨 테스트 결과에 천국과 지옥을 오갔습니다.
저에게 배움이란 늘 결과가 뒤따라야 하는 고단한 노동이었습니다. 시험 점수, 자격증, 합격 통지서 같은 성적표가 없으면 의미 없는 짓이라 여겼습니다. 대학원에서 공부하는 친구를 보고 '다 의미없는 짓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마흔이 넘어서까지도 공부라면 대학까지 나왔으면 됐다고 스스로 자만했습니다.
아이고, 이제야 겨우 시험 지옥에서 벗어났는데 또 무슨 공부예요. 머리 쓰는 건 딱 질색이에요.
저는 제가 공부를 싫어하는 사람인 줄 알았습니다. 책상에 앉아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그 믿음이 깨진 건 아주 우연한 기회였습니다.
틀려도 괜찮은, 세상에서 가장 우아한 사치
아이들이 대학에 가고 집안이 텅 빈 것처럼 느껴지던 어느 가을, 무료함을 달래려 구청 문화센터의 인문학 강의를 신청했습니다. 서양 미술사 수업이었습니다. 르네상스가 어쩌고 인상파가 어쩌고 하는 내용을 들어두면 어디 가서 아는 척하기 좋겠다는 얄팍한 허영심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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