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여성 성장기-나 사용설명서 5부 04
누가 저보고 꿀 먹은 벙어리라고 했나요
젊은 시절의 저를 기억하는 동창들이 지금의 제 모습을 본다면 아마 기절초풍을 할 것입니다. 학창 시절 저는 그야말로 존재감이 없는 아이였습니다. 선생님이 질문이라도 할까 봐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고, 친구들 사이에서도 주장을 내세우기보다는 그저 듣기만 하는 쪽이었습니다. 남들 앞에 서면 얼굴이 홍당무처럼 빨개지고 심장이 튀어 나올 것 같아 입도 뻥긋 못 하던, 지독한 울렁증을 가진 소심한 여학생. 그게 바로 박경옥이었습니다.
결혼 후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학부모 모임에 가도 구석 자리에 앉아 네, 네 하며 맞장구만 치다 돌아오기 일쑤였습니다. 저는 제가 평생 남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관객으로 살 운명인 줄 알았습니다. 제 안에 누군가를 웃기고 울리고 싶어 하는 뜨거운 욕망이 숨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한 일입니다. 나이가 들고 주름이 늘어가는 만큼, 닫혀 있던 제 입도 트이기 시작했습니다. 억눌려왔던 말들이, 살아오며 겪은 그 수많은 에피소드들이 제 안에서 부글부글 끓어오르기 시작한 것입니다.
강의실, 오십 넘어 발견한 나의 무대
제 인생의 반전은 책을 내고 작가가 되면서 찾아왔습니다. 책을 냈으니 저자 특강을 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을 때, 처음엔 못 한다고 도망칠 궁리만 했습니다.
내가 무슨 강의를 해. 사람들 앞에 서면 떨려서 기절할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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