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여성성장기-자서전2부13장
중요한 사건이 일어난 날, 그날 무엇을 했는지 기억하시나요? 어떤 사건보다 중요한 것은 본인에게 위기가 닥치거나 큰 변화가 생긴 날이 아닐까요? 전 세계인이 기억하는 역사적인 날인 2001년 9월 11일, 내 개인사에서 바닥을 치던 날이기도 했습니다.
거대한 시대의 비극, 그 뒤에 가려진 개인의 붕괴
2001년 9월 11일 화요일 아침. 전 세계는 텔레비전 화면 앞에 얼어붙었습니다. 두 대의 대형 여객기가 뉴욕 맨해튼의 상징, 세계무역센터 빌딩을 파고드는 광경은 현실이라기엔 너무나 초현실적이었습니다. 1시간 후, 100여 층의 거대한 쌍둥이 빌딩이 흙먼지를 일으키며 위로부터 천천히 무너져 내렸을 때, 그것은 단순한 건물의 붕괴가 아니었습니다. 외부 국가의 공격을 단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던 미국의 자존심이 무너진 것이자, 자본주의와 미국 패권 시대의 균열을 알리는 거대한 상징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날, 스페인 발렌시아에 머물던 '소니아(Sonia)'라는 이름의 저에게는 무역센터 빌딩만큼이나 처참하게 무너져 내린 또 다른 자존심의 잔해가 있었습니다. 세상이 테러의 공포로 진동하고 있을 때, 저는 저만의 작은 전쟁터에서 '자격 없음'이라는 통보를 받고 쫓겨나고 있었습니다.
"당신은 시험 칠 자격이 없어요"
그날 아침, 저는 스페인 국립 언어학교인 [Oficial Idioma]에서 영어 레벨 시험을 치를 예정이었습니다. 스페인어를 배우면서 영어까지 정복해 보겠다는 야무진 포부로 공식 시험을 신청한 상태였죠. 하지만 시험장에 들어선 저에게 감독관은 난데없이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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