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여성성장기-자서전2부14장
외국에서 몇년 산다는 것은 의식주 해결만 아니라 문화생활까지 포함합니다. 어떻게 몇 년을 밥만 먹고 살겠어요? 저는 스페인어를 배우고 생활에 활용했습니다. 게다가 동그라미로 사람조차 제대로 그리지 못해 그림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우연히 버스에서 동양인 친구를 사귀고 유화에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낯선 곳에서 나를 개방하면 내 안의 잠재력이 깨어날 수 있습니다.
언어의 장벽을 넘어 우정의 숲으로
스페인 문교부에서 운영하는 공식학교에서 월수금 하는 공부는 단순히 단어를 외우는 과정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내가 아는 세계를 확장하는 열쇠였습니다. 애들 학교에서 선생님이 하는 말을 알아 듣고 학부모 상담을 하고, 이웃과 함께 밥을 먹을 수 있는 관계를 만드는 데 필수였습니다. 스페인 말이 조금씩 트이자 이웃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아들을 우리 아이와 같은 국제학교에 보내던 같은 아파트에 사는 카르멘(Carmen)과 비센테(Vicente) 부부가 그 첫 번째 인연이었습니다. 발렌시아 토박이인 그들은 공항에서 근무하며 영어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자녀 교육에 열정적인 친구들이었습니다.
카르멘과는 금세 절친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을 스쿨버스에 태워 보낸 뒤, 한국 아줌마들이 그러하듯 집앞의 바닷가를 산책하며 해변의 오존이 얼마나 건강에 좋은지 듣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스페인어로 수다를 떨었습니다. 한 번은 그녀의 시골 친정집에 초대받아 갔는데, 마침 소몰이 투우 축제 기간이었습니다. 그 마을에 동양인 가족이 방문한 것이 처음이라 온 동네 사람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던 기억이 선합니다. 친구 부부와 아이들과 함께 산에 가서 양념 불고기를 구워 먹고, 바다낚시를 하며 낙지를 잡으러 다니던 시간들. 우리는 서로의 음식을 나누며 문화의 경계를 허물었습니다. 저는 친절했던 친구 카르멘을 영원히 기억하고 싶어, 지금도 제 네이버 이메일 주소를 제 이름 소니아(Sonia)와 그녀의 이름을 합친 soniacar로 쓰고 있습니다.
상하이 친구가 건넨 붓, 잠자던 예술혼을 깨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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