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버블은 버블일 때 인식을 못한다...
제목만 보고 무슨 생뚱맞냐? 이런 말을 할 독자들이 아주 많을 것이다.
한국이 버블이라고? 나는 힘든데 무슨 생뚱맞은 소리냐? 이런 말씀을 하실 것이다.
충분히 이해 간다. 필자도 그랬으니까...
하지만 2년 전 한 국내 유명 월간지에서 일본 1980년대 버블 경제를 경험한 사람이 쓴 칼럼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아래 해당 칼럼 링크 걸어두겠다.)
물론 한국이 1980년대 일본 같이 역사상 말도 안 되는 미친 버블에 한참 못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난 개인적으로 한국이 현재 버블까지는 아니더라도... 준(準) 버블이나 호황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수치상으로 무슨 버블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경제성장률을 살펴보자. 지난해(1.4%)와 코로나 19 영향이 맹렬했던 2020년을 빼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지난 몇십 년 동안 대체적으로 선진국 그룹 중에서 가장 양호한 성장률을 유지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5%로 예측된다고 한다. 이게 뭐가 높아?라고 하지만 비슷한 수준의 선진국들에 비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한국과 1인당 GDP가 비슷하고 제조업 위주 경제인 일본(0.7%), 이탈리아(0.7%) 보다 훨씬 높고, 비슷한 체급 국가들 중에서는 스페인(2.4%)이 비슷한 수준이다.
전체 선진국 중에서도 지금 경기 광란(?)을 걱정하고 있는 미국(2.6%) 예측치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 수치다.
게다가 선진국 그룹 말고도 중진국 그룹과 비교해도 현재 멕시코(2.2%)나 브라질(2.1%)보다 올해 높게 나타났다.
언론에서는 항상 저성장률이니 뭐니 이전 사례만 따져서 지적하지만... 원래 경제가 성숙하면 성장률을 떨어지기 마련이다...
오히려 1997년 외환위기 이후에도 한국이 지금 20여 년 넘게 보수나 진보정권 상관없이 기술혁신을 동반한 견조한 성장률을 유지한 것이 매우 대단하고 보는 게 맞다고 본다.
그리고 무역면에서도 한국의 수출이 일본의 수출액 규모와 비슷해지고, 한국의 첨단산업과 상품 브랜드에 대한 고급화와 위상 향상이 점차 진행되고 있다.
예를 들면 지금 현대차가 선진국 자동차 시장에서 싸구려 이미지를 벗어나 최고 명품차는 아니지만 일제 브랜드처럼 성능이나 품질도 어느 정도 챙긴 가성비 좋은 차로 인정받고 GM이나 포드, 르노-닛산을 제치고 도요타, 폭스바겐 다음의 세계 3위 자동차 제조그룹이 되었다.
삼성전자가 요즘에 죽 쑨다는 말이 있어도 반도체 분야에서 TSMC와 인텔, 엔비디아와 세계를 함께 좌지우지하며 미국에서 투자를 요청받고 있고, 이미 삼성과 LG 가전은 유럽이나 북미에서도 어느 정도 고급가전으로 인정받는다.
삼성이나 LG 말고도 SK하이닉스의 경우도 AI에 필요한 고성능 반도체 HBM 제조의 선두주자로 없어서 안될 존재가 되었고, 조선업도 연일 수주 특수를 누리고 있다.
제조업뿐만 아니라 한국의 세계 순 대외금융자산은 1,000조 원을 돌파해 사실상 마땅한 산업 없이 석유 판돈으로 투자해 나라 꾸리는 사우디아라비아보다 높은 세계 9위를 기록했으며 투자소득이 반도체의 44%에 달할 정도로 높아져, 지난해 상품무역수지가 낮아도 경상수지 300억 달러 흑자를 기록할 수 있었다.
또한 문화면에서도 한국문화가 완전 주류까지는 아니더라도 K-POP이 세계 주요 음악 장르로 정착할 만큼 세계 주요 소프트파워 한축을 차지했고, 한국 문화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그러면 국가 전체적으로는 이렇게 호황인데 국민이 호황이 아닌데 뭔 버블이냐 이런 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국민생활에서도 광란의 버블이 아니더라도... 낌새는 이미 보여왔다고 생각한다.
우선 요즘에는 약간 시들해졌지만 명품(名品) 소비를 들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1인당 명품 소비액은 이미 달러 환산을 해도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이다.
언론들에 따르면 한국의 2022년 1인당 명품 소비액은 325달러, 한국돈으로 40만여 원에 달했다.
이는 세계 1위이며, 한국보다 소득이 더 높은 미국 (280달러) 보다 훨씬 높은 수치였다.
자동차도 이제 메르세데스 벤츠, BMW, 제네시스 등 고급차는 이제 부촌이 아니라 평범한 중산층(우리가 흔히 서민이라고 말하는...) 아파트 단지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실제로 한국의 벤츠와 BMW 판매량은 세계 최상위권이고 한국과 비슷한 소득과 경제 수준 지니고, 인구가 2배 이상인 일본의 판매량을 애진작에 넘었다.
해외여행도 이제 일본이나 대만은 그냥 제집 드나들듯이 가는 수준이고, 어지간한 유럽 관광지에 한국인을 안 찾아보기 힘든 수준이 되었다.
그리고 외식업도 오마카세나 수만 원짜리 고급 수제 햄버거, 10만 원에 가까운 호텔 빙수, 고급 호텔에서 호캉스 하기가 유행하고 있다.
물론 젊은 층의 허세라고 볼 수도 있지만 역설적으로 월급봉투가 중장년층보다 작은 청년층에게도 이러한 사치를 이전에는 소비할 엄두가 안 났지만 이제는 맘만 먹으면 할 수 있을 정도로 소득이 올랐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이제는 오히려 이제 과자나 가공식품 등 선진국에서 수입한 소비제 수입품을 저렴하다고 소비하고 있는 실정이다.
월급도 사실 달러 환산으로 보던 실제 상승률을 보던 한국의 경우에는 꾸준히 상승되는 국가이다.
지난번 필자의 글에서도 나왔듯이 일본의 평균 소득은 넘었으며, 최저임금도 1만 원을 돌파해 풀타임 직장만 가지면 기본적인 다른 선진국 정도 기본적인 생활은 물론 동남아나 남미 중진국 중산층보다 풍족한 생활이 가능해졌다.
게다가 버블 지표 중 하나인 부동산은 요즘 조금 잠잠해졌지만 여전히 미친 가격을 자랑하고 있다. 서울의 평범한 아파트 단지가 도쿄나 오사카의 주요 요지의 타워멘션보다 비싼 경우가 허다한지는 이미 오래다.
이는 일본 1980년대 버블경제 당시 일반 중산층들이 생활수준과 별개로 너무 집값이 높아서 집을 살 수 없다고 하는 하소연과 매우 비슷한 현상이다.
실제로 이러한 국민 불만이 누적되어서 일본정부는 결국 버블을 꺼버리는(그것이 이렇게 큰 저상장을 가져올지 몰랐지만...) 정책을 피게 되었다.
그리고 자영업자의 사례, 힘든 이야기를 들 텐데... 사실 한국은 선진국들 중에서 자영업 비율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편이라고 본다.
미국(6.6%), 독일(8.4%)은 물론 선진국 중에서 자영업이 많다는 일본(9.8%) 보다 많은 19-20%대 달한다. 요즘에 와서야 20% 대가 붕괴되고 감소하고 있지만 여전히 높다.
유통이나 서비스업이 선진화된 선진국에서 한국보다 높은 국가는 관광업 의존국가인 그리스외에는 거의 없다...
즉 한국의 자영업자 비율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것을 감안해야 한다.
그러면서 정작 (나쁜 평을 듣는 상당수 중소기업 분위기는 별개로 하더라도) 중소기업 제조업은 최저임금보다 비슷하거나 그보다 높지만 이곳에 청년이나 퇴직자들이 안 오려고 하고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다.
즉 마찰적 요인이 크지 전체 경제의 문제라고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어떤가? 이런데도 한국이 불황이라고 생각하시는가? 적어도 내 판단에는 불황은 아니라고 본다.
그러면 왜 한국인들은 불황이라고 볼까? 그냥 한국이 그동안 말도 안 되는 고도성장에 익숙한 세대가 아직도 경제의 주역인 점이 크게 작용한다고 본다.
이전 1997년 금융위기 이전 한국은 지금보다 풍족하지는 않아도 쭉쭉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고도성장을 이뤄냈다.
특히 한국이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2000년대 초중반 사이에 즉 2002 한일월드컵 전후쯤 해서 1인당 GDP나 국제기구 인정면에서 명실상부한 경제적 선진국으로 올라셨는데 그때도 언론이니 학계에서는 한국은 아직 중진국이라고 아직 선진국이 아닌 것처럼 말했다.
그러니 '한국은 선진국도 아닌데 왜 이런 저성장을 할까?' 이런 마인드도 개인적으로 한몫했다고 본다.
냉정하게 비유럽권에서 중진국 함정 벗어난 국가는 한국, 일본, 대만, 싱가포르, 이스라엘 극 소수다.
1980년대 한국처럼 신흥공업국이자 중진국으로 칭송받았던 멕시코나 브라질, 터키는 아직 제자리걸음이다.
동남아시아 선도 경제국이자 한때 한국과 일본, 대만을 따라갈 것이라는 말레이시아와 태국도 여전히 중진국에서 수십 년째 머물고 오히려 한국과의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그런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고 희한한 한국만의 선진국 기준, 불경기 기준을 들이 되면서, 오히려 정치계나 학계, 언론이 불경기라고 부추기는 것이 아닌지 조심스럽게 필자는 주장해 본다.
그리고 이러한 객관적인 평가를 못하는 경제 분위기는… 일본 버블이나 닷컴버블처럼 파국을 맏이 할 수 있다고 본다.
경제가 우리끼리 하는 먹고사는 것이 아니니, 세계경제가 한국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니… 한국 경제가 어떤가 객관적인 성찰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추가 -
지금 한국경제가 파국행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호황이나 견조한 경기를 불경기로 오인해 잘못된 경제정책으로 감당 불가한 버블 생기는 것에 대한 경계입니다.
참고 및 출처 자료 #1(해당 칼럼) - [글로벌 포커스] 韓日 버블과 중국 : 월간조선 (chosun.com)
참고 및 출처 자료 #2 - IMF,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2.5% 전망…0.2%p 상향조정 (newspim.com)
참고 및 출처 자료 #3 - https://www.korea.kr/briefing/pressReleaseView.do?newsId=156641352
참고 및 출처 자료 #4 - https://www.chosun.com/economy/economy_general/2023/06/15/NAJBRLZEABBUZDERER2XRGLNHQ/
참고 및 출처 자료 #5 - https://www.mk.co.kr/news/business/10805646
참고 및 출처 자료 #6 - https://www.yna.co.kr/view/GYH20230113001000044?section=search
참고 및 출처 자료 #7 -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869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