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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2. 리바운드(Rebound) 2023

by 데일리 우글

<리바운드> 보셨나요? 용산고 대 부산 중앙고의 대결. 여전히 유튜브에서 볼 수 있습니다. 결승전 4 쿼터가 전부 올라와 있어요.


지난 대회에서는 본선도 통과하지 못했던 팀. 결승전에서는 5명 중 2명이 퇴장당해 단 세 명이 경기를 이끕니다. 상대는 최강의 용산고등학교. ‘농구 전설’ 허재의 아들 허훈이 활약하는 팀입니다. 만화보다 더 만화 같은 경기가 영화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다 보고 나니 약점이 더 잘 떠오릅니다. 진짜 있었던 일들을 빼놓고 오히려 작위적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말맛이 부족한 대사들을 넘으니 선수들의 얼굴을 하나씩 클로즈업하는 카메라, 아무 생각 없이 인생의 중대사를 결정하는 조연 캐릭터들이 계속 아쉬워요.


몇 년 전 개봉한 <모가디슈>는 실화에서 오히려 신파로 느껴질 만한 부분을 덜어냈다고 합니다. 감정을 죽이니 해석할 내용이 많아지고, 극장 밖에서 알아챌 실화에 한 번 더 감동받을 수 있게 됩니다. 근데 웬걸. <리바운드>는 영화 안에서 실화를 설명해 버립니다. 부산 중앙고는 경기에서 패했고, 이 선수들은 앞으로 어떻게 되고…. 사실 그 마지막 1분이 가장 뜨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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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공감이 간 영화평이었습니다. 캐릭터를 바보로 만들고 성공한 영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몇 명의 주연 캐릭터를 빼놓고는 머릿수만 채운다는 느낌입니다.


조연이나 엑스트라마저도 납득가게 행동하는 영화는 더 잘 만들어졌다는 느낌을 주는 것 같아요. <멜로가 체질> 드라마의 마지막을 보면 모든 캐릭터들이 '사랑해'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런데 그 캐릭터들의 서사를 다 아니까, 각각의 '사랑해'가 다르게 들리는 거예요. 그런데 <리바운드>에서는 마치 정해진 실화를 소화하기 위해 캐릭터들이 움직이더라고요.


초반에 갈등이 필요하니까 캐릭터들이 화가 많아지고, 화내는 이유에는 고개가 갸우뚱해져요. <슬램덩크>에서 강백호가 ‘안 선생님, 농구가 하고 싶어요’라고 우는 장면이 최고인 건, 소연이만 좋아하던 강백호가 진짜 농구를 즐기는 걸 독자들이 알아챘기 때문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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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리바운드가 남긴 것... 안재홍 배우의 존재감입니다. 영화가 끝날 때 실제 사진들이 나오는데요. 영화의 한 장면과 오버랩됩니다. 엄청난 싱크로율이었습니다.


안 배우는 흔치 않은 실존인물을 연기할 기회에, 충실한 구현에 욕심이 났다고 합니다.

10kg을 일주일 만에 찌우고 ‘어린 코치라서 기죽지 않으려고 구두를 신고 나갔다’는 디테일을 전부 연기에 녹여냈어요.


안 배우의 인생 만화가 슬램덩크고, 거실엔 <더 퍼스트 슬램덩크> 포스터가 걸려 있을 정도라니 농구 영화에 진심일 수밖에요.


그런 노력 덕분인지 안재홍이 연기한 강영현 코치만큼은 진짜였습니다. 자연스러움이 연기의 가장 큰 미덕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정말 충실했습니다. 안재홍 배우의 작품은 또 찾아볼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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