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은재 Jul 31. 2022

[에세이 출간기 2] 출판사 투고



이 시리즈는 평범한 직장인이 출판사에 원고를 투고해서 한 권의 책을 출간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기록입니다. 미래의 에세이 출간 작가를 꿈꾸는 분들에게 작지만 알찬 정보가 되면 좋겠습니다~ :)






드디어 그 날이 왔다. 내가 쓴 원고가 원고지 600장이 넘었다. 기쁨의 (내적)댄스도 잠시, 이제 출판사를 물색해서 투고를 해야 할 때가 왔다. 어떻게 내 원고를 출판사에 투고 해야할까? 초록색 검색창에 '원고 투고', '출판사 투고' 등의 키워드를 넣어서 요리조리 검색해서 거의 모든 글을 읽으며 방법을 파악했다. 하지만 가장 체계적으로 도움을 받은 책은 바로 이 책이었다.



책쓰기부터 책출판까지


실제 출판사를 운영하는 편집장님이 쓰신 이 책은 제목그대로 '책쓰기부터 책출판까지'의 A to Z를 체계적으로 담고 있다. 글도 재미나게 쓰셔서 부담없이 술술 읽을 수 있었다. 투고를 앞둔 예비 저자들이 읽어보길 추천한다.



① 출간 기획서 쓰기


'출간 기획서'란 A4 1~2장 분량으로 쓴, 이른바 '내 책 소개서'다.



제목(가제), 부제, 분야, 주제, 기획의도, 작가 소개, 경쟁 도서, 목차 등 책에 대한 소개와 더불어 책의 매력과 경쟁력까지.. 길지 않은 분량 속에 잘 버무려 담아야 한다. (출간 기획서 빈 양식 필요하신 분은 댓글로 요청하시면 보내드릴게요!)


편집자님들이 가장 먼저 열어보는 건 원고가 아니라 바로 이 출간기획서가 아닐까? 너무 장황하지 않으면서 책이 요점을 잘 담고 있고, 동시에 매력발산을 해야하려니..... 너무 어려워서 낑낑거리면서 겨우 채워나갔다. 특히 '작가 소개'를 쓰는 대목에서는 어떤 느낌으로 써야할지 모르겠어서 또 도서관을 찾았다. 에세이 앞면에 작가 소개글을 읽으면서 뭔가 딱딱하지 않으면서 감성적이지만, 감성과잉하지 않고 위트있게 쓰려니 또 너무 어려워서 낑낑거리며 겨우 채웠다!



② 출판사 이메일 주소 확보


사실 내가 처음부터 점찍어 둔 출판사가 있었다. 한 가지 주제로 쓴 에세이를 시리즈로 내는 곳이었는데 나도 그 중 한 권을 쓴 작가가 되고 싶었다. 그럼 어떤 방법으로 내 원고를 전달하면 될까? 아주 먼 과거에는 원고지를 우편으로 출판사에 보냈다는 전래동화같은 이야기가 내려오지만, 요즘은 그러면 오히려 민폐라고 함. 홈페이지에서 투고를 받는 몇몇 대형출판사를 제외하고는, 보통 메일로 투고하면 된다. 그럼 메일주소는 어떻게 얻을까?


<별일 아닌데 뿌듯합니다> 판권



책의 맨 뒤(간혹 맨 앞)를 보면 저렇게 책의 정보가 담긴 판권이 있다. 잘 살펴보면 그중 출판사 이메일이 눈에 띌 것이다. 친절한 출판사는 '독자 투고를 기다립니다.'라고 적어서 예비작가에게 설렘을 주기도 하고.


인터넷을 뒤지면 '출판사 50개 메일주소 리스트' 이런 식의 정보도 발견할 수 있지만, 그보다는 평소에 좋아했던 책 또는 서점에 가서 맘에 드는 책을 골라 메일주소를 수집하는 것을 권한다.


나는 아까 언급했다시피 점찍어 둔 출판사가 있어서 메일주소를 여러 개 수집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용감하게 출간기획서와 전체원고를 전송했다!!! 그리고 초조한 마음으로 수신확인을 확인하는데, 불과 보낸지 5분만에 수신확신이 됨...... 가슴이 두근두근두근두근둑두근듁두근 뛰기 시작.........


그로부터 정확히 10분 뒤, 내 메일함에 메일 한 통이 도착했다. 내가 15분 전에 보냈던 메일에 대한 답신이다. 떨리는 마음으로 클릭했다. 거기에는............ 내가 살면서 본 가장 정중하고 젠틀한, 하지만 분명한 거절의 표현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쓸데 없는 희망고문을 최소한으로 단축해주신 그 젠틀한 대표님께 진심(진심!) 감사한 마음이 든다. 나중에 알게 된 건데 투고 원고에 대한 답장이 오지 않는 경우는 답장이 오는 경우보다 훨씬 많다고 한다.(출판사도 나름 눈 코 뜰새 없이 바쁜 사정이 있으리라)


아무튼 그 빠르고 명료한 답장 덕분에 나는 뭐랄까, 정신을 좀 차렸다. 사실 난생 처음 쓴 원고를 난생 처음 딱 한 출판사에 투고했더니 곧바로 출간 제의가 와서 작가계의 혜성같은 신데렐라가 되리라는 망상을 안 해봤다면 거짓말이기 때문ㅋㅋㅋㅋㅋㅋ 이렇게 작가지망생계의 흙수저임을 뼈저리게 자각했으나, ...포기하진 않았다.




③ 샘플원고 만들기



한 번 거절을 당하고 정신을 차린 나는 좀 더 대열을 가다듬고 다른 출판사에 재도전하기로 했다. 다시 초록 검색창을 바짝 뒤지면서 보니까 오이잉? 이게 뭐지? 사람들이 '샘플 원고'라는 걸 보낸다는 걸 발견했다. 전체원고가 있는데 왜 샘플원고를 보낸다는 거지? 하지만 거기엔 깊은 뜻이 있다. 출판사 이메일함에는 하루에도 몇 편이나 투고 원고가 쏟아져 들어온다고.... 그런 상황에서 어느 편집자가 원고지 600장 분량의 한 권을 끝까지 성의껏 읽을 여유가 있을까? 보통은 초반만 훑어 보고 거기서 매력을 못 느끼면 그저 패~스 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 가장 자신있는 꼭지(이른바 정예부대) 5개 정도를 골라 샘플원고를 보내면 편집자님의 수고를 덜어줄 뿐 아니라 매력발산의 확률도 올라간다는 것! 그것도 모르고 무식(?)하게 전체 원고를 송고했던 내 모습이 떠올라서 방에 들어가서 이불킥을 한 번 하고 나왔다.




④ 여러 출판사에 메일 보낼 때 조심할 점


내 주제를 파악한 나는 그때쯤에야 비로소 서점에 갔다. 에세이 코너를 한참동안이나 맴돌며 맘에 드는 에세이 몇 권을 간택해 판권을 확인하고 메일주소를 수집했다. 한 15개 정도의 출판사 메일주소를 확보했다. 그리고 나는 그맘때 우연히 파주에 있는 한 북스테이 숙소에 묵었는데 그때 방에 어떤 베스트셀러 에세이가 있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그 책은 전혀 내 취향이 아니어서 실망하던 차, 책 뒤에 있에 있는 판권을 보고 또 하나의 메일주소를 대수롭지 않게 수집했다.


16개의 메일주소를 A/B/C 그룹으로 나눴다. 가장 끌리는 출판사들로 구성된 A그룹에 먼저 투고를 해보고 2주 정도 기다려 본 다음에 반응이 없으면 B그룹, 그 다음은 C그룹으로 갈 예정이었다.


받는사람에 A그룹에 속한 6개의 출판사 이메일 주소를 적어놓고 출간기획서와 샘플원고를 첨부했다. 이 메일을 열어 볼 편집자님께 꼭 첨부파일을 열어봐 주십사 아부하는 마음을 가득담아 본문에도 공손한 인삿말과 짤막한 책소개를 적는 걸 잊지 않았다.


이때 조심할 포인트는! 저 위에 노란색으로 강조한 [개인별]에 체크하는 것을 잊지 말라는 것. 출판사 직원분들도 사실 다 안다. 저자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투고한다는 것. 하지만 심증이 있는 것과 눈으로 확인하는 건 다른 문제다. 내가 받은 메일이 여러 출판사가 받은 것 중 하나란 것을 보면 사람의 기분이 좋을 리가 없다.


한 번의 고배를 마신 상태라서 기대하는 마음을 팍 죽이고 A그룹에 메일 전송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그 날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런데 그 다음날 저녁 5시, .......모르는 번호로부터 전화가 왔다.



.


.


.


3편 <출판사 미팅>으로 이어집니다.




제로웨이스트-비건 에세이 <별일 아닌데 뿌듯합니다> 많이 사랑해주세요!






별일 아닌데 뿌듯합니다


저자이은재출판클랩북스발매2022.08.01.







매거진의 이전글 [에세이 출간기 1] 원고 작성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