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피노키오 Aug 04. 2023

(동시) 얼굴 꽃밭


엄마가 시장에 가면

할머니는 살며시

엄마 화장대 앞에 앉아요.     


할머니와 눈 맞춘 화장품들이

반짝반짝 빛나는 시간     


새카맣게 숯검정 눈썹 그리고

사과같이 빨갛게 입술 바르고     


주름살로 구겨진 얼굴 도화지에

분홍색 꽃신처럼 덧칠도 해요.     


할머니와 눈 맞춘 거울이

아침처럼 밝아졌어요.     


할머니가 웃어요.

알록달록 얼굴 꽃밭이 웃어요.     


시장에서 돌아온 엄마가

처음엔 장바구니 떨어뜨리며

울먹였지만

     

“우리 어머니 참 예쁘네!”     


오늘은

주홍부전나비 머리핀 두 마리

꽂아 줬어요.               

작가의 이전글 (동시) 돌탑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