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The Empress
그 대답은 아마도 ‘대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저 자신만 하더라도 풍요에 대한 갈망이 있으니까요. 풍요로움이 품을 수 있는 대상에 대해 욕망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그것은 인류의 시작에서도 찾을 수 있지요. 샤머니즘과 토테미즘등 주술이 생겨나고, 그것들을 추앙하는 조각이나 그림이 그 사실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그중에서도 저는 특히 ‘빌렌도르프의 비너스’를 좋아합니다. 고작 11cm 크기의 작은 조각상은 풍요에 대한 인간의 염원을 직설적이고도 아름답게 표현한 점이 무척 인상 깊습니다.
오늘의 카드 ‘여황제’는 이러한 풍요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번은 최초의 완성수입니다. 삼각형 모양, 삼위일체, 남자-여자-아이 등 안정적인 숫자이지요.
타로상담에서 여황제 카드를 만난다면 대부분은 아주 긍정적인 상태로 읽을 수 있습니다. 특히 물질적인 풍요와 다산 등을 보여주기도 하니 내담자 입장에서는 반가운 카드가 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지나친 풍요에 나태해지거나 물질적인 것만 탐하게 되는 면도 존재합니다. 세상 모든 것에는 이면이 있듯 여황제는 풍요에 대한 반성적 사고를 요구합니다.
‘풍요의 역설’은 지나친 풍요로 인해 오히려 발전과 성장이 멈추는 형태를 지칭하는 용어입니다. 경제학적인 용어이기도 하지만, 요즘에는 도파민 중독이나 자살 같은 사회적 현상을 설명하는데도 심심찮게 등장하곤 합니다. 물질문명의 풍요로 인해 즐거움이 많아져서 도리어 즐거움을 느끼기 어려운 상태에 놓인다거나, 경제적 혹은 사회적인 성공을 이루었음에도 삶의 만족도는 현저히 떨어지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풍요를 추구하는 것은 잘못이 아니라 본능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 영역에만 지나치게 몰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불러오겠지요. 그러니 물질과 정신(마음)의 풍요를 균형 있게 맞추어가는 것이 앞으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삶의 방향이라는 사실에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것입니다.
세상은 더 빠르게, 더 예측할 수 없게 변화할 것입니다. 많은 부분은 물질을 풍요롭게 하는 쪽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고 최근에는 그 중심에 기계, 인공지능이 있습니다. 결국 다가 올 세상은 우리에게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질 것입니다. 정신적인 풍요로움을 추구하는 것은 그 답을 발견하는 첫걸음이 되겠지요.
카드가 던진 질문은 이것입니다. 당신을 더 당신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요? 당신의 정신적 만족을 채워주는 것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그것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Remember, if you ever need a helping hand, it's at the end of your arm, as you get older, remember you have another hand: The first is to help yourself, the second is to help others.”
“기억하라, 당신이 도움을 원한다면 그것은 당신의 손 끝에 있다, 나이가 들면서 당신이 다른 손도 가지고 있음을 기억하라. 첫 번째 손은 당신을 돕기 위한 것이고, 두 번째 손은 다른 사람들을 돕기 위한 것이다.”
여황제 : 풍요, 만족, 다산, 결혼 / (역) 나태, 욕심, 허영, 낭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