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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Style by AK Oct 30. 2022

Epilogue


집에 돌아오자마자 정신이 든 후에 제일 먼저 한 일은 일세와 도르테에게 커다란 꽃바구니를 보낸 것이다.  대가 없이 집을 빌려주고 환대해준 그들에게 금전으로 대가를 치를 수는 없고 선물도 기호 때문에 어려워 꽃이 가장 좋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두 사람 모두 매우 좋아했고 사진을 보내주었다.


이 책을 쓰고 있는 동안 도르테에게서 연락이 왔다. 프랑스 여행을 마치기도 전에 올레의 몸 상태가 나빠져서 덴마크로 돌아오자마자 병원으로 갔는데, 간에 퍼졌던 암이 이제는 폐에까지 전이가 되었다고 한다. 몸이 매일매일 더 나빠지고 있다고 한다. 너무 슬퍼서 나도 눈시울이 붉어지는데, 스티븐은 이 소식 이후로 자주 눈물을 훔친다. 최근에 올레의 아들, 라스무스가 올레의 상태가 하루가 다르게 더 나빠지고 있으며 점점 더 강한 진통제를 투여하고 있다고 소식을 전해왔다. 그리고 라스무스에게서 이 소식을 들은 지 하루 만에 결국 올레는 숨을 거두었다. 이 소식을 듣고 한참 동안 마음이 먹먹했고 도르테의 문자를 보고는 결국 눈물이 흘렀다. 올레는 자기 침대에서 숨을 거두었고 도르테는 마지막 순간까지 그의 손을 잡고 임종을 지키면서 그녀가 얼마나 그를 사랑하는지 말해주었다고 했다. 이제 도르테는 기운이 없어 당분간 아들과 아들의 여자 친구 외에는 아무도 만나지 못할 것 같다고 연락이 왔다. 서양에서는 장례식을 3일 내에 하라는 법이 없다. 어떤 사람들은 1주일 내에 하기도 하고 몇 달 후에 하기도 한다. 심지어 아예 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올레의 장례식을 언제 치를지 모르나 우리는 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러 다시 먼길을 가려고 한다.


칼스튼의 집은 주변에 전력회사 워크 스테이션이 들어오기로 되어 있어서 집값도 많이 오르고 렌트도 하겠다는 사람들이 줄을 선다고 한다. 3년이면 융자를 완불할 수 있다고 하니 칼스튼에게 행운이 다시 찾아오는 가보다.


이번 여행은 우리가 행선지를 정하고 일정을 짰지만 모든 곳에서 우리의 기대를 넘어섰다.  여행지들은 늘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어 가슴을 뛰게 하는 멋진 곳들이었다. 여행 전에는 많은 사람들과의 만남을 약간은 막연하고 불편하게 여겼지만 결과적으로는 사람을 얻고 라이프 스타일을 배우고 진심을 느끼게 된 사람 여행이기도 했다.


여행에서는 늘 의도하지 않은 일들이 일어나고 때로는 고생과 실패로 보이는 일들을 당할 때도 있다. 그렇지만 나는 그것이 실패한 여행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분명 그를 통해 배우고 깨닫는 일이 있으며 무엇보다도 그 일들도 소중한 추억이 되기 때문이다. 이번 우리의 여행은 우리가 의도한 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우리가 상상했던 것의 최고치를 뛰어넘는 최고의 여행이었으며 평생 못 잊을 완벽한 인생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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