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데, 생각만 해도 즐거운 섬

드디어 온가족 모임

by 여행에 와 락
크레테 도착한 날의 석양


첫 만남부터 설레는 크레테

크레테 섬에서의 5일은 정말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가득했습니다. “그래서 뭘 했길래?” 하고 궁금해지시죠?

처음에 저는 크레테가 그리스 섬 중에서도 가장 넓은 섬이라 무얼 할지 몰라 막막했어요. 일단 에어비앤비의 Experiences부터 찾아보았고, 그리곤 tripadvisor를 둘러보았어요. 물론 구글에서 Things to do in Crete이라고 치면 10개나 20개의 액티비티를 추천해 줍니다. 처음 가는 곳, 정보가 없는 곳은 이렇게 3군데를 둘러보면 대충 그림이 나옵니다. 때로는 유튜브를 시청하기도 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니, 검색이 좋아요. 특히 에어비앤비와 trip advisor는 가격까지 보여주니 예산 잡기도 편하고요. 요즘은 챗지피티에게 물어봐도 좋겠지요.


로도스에서 건너온 푸른 바다의 기억

로도스에서 크레테로 가는 길은 배편이 없어 비행기를 탔습니다. 한 시간 남짓, 창밖으로 펼쳐진 푸른 바다와 점점 가까워지는 커다란 섬, 크레테가 나타나자 벌써 마음이 들떴습니다. “진짜 여행을 왔구나, 그리스에!”라는 실감이 났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싱가포르에서 그때 막 도착한 막내 딸과 남자친구를 만나 함께 다녔습니다. 저녁 무렵에는 부모님과 동생, 그리고 미국에서 날아온 큰딸까지 합류해 드디어 가족이 모두 모였지요.

크레테는 섬이 커서 차를 렌트해야 합니다. 블로그에서는 “올드타운에서 운전하기 힘들다, 작은 차를 빌려라”라는 조언이 많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올드타운은 차량 진입이 제한되어 있어 가까운 곳에 주차하고 걸어 다니면 되고, 일반 도로는 큰 차도 충분히 다닐 수 있습니다. 다만 수도 헤라클리온 다운타운은 차가 많고 주차가 어렵다는 점만 유의하면 됩니다.


세계 올리브 오일 대회에서 1등을 연속 수상한 테라 크레타의 그랑 크뤼입니다. 이걸 테이블에 내어 놓는 것을 보고 여긴 좋은 레스토랑이 틀림없구나 했지요.
빵옆에 올리브 오일 색깔 보이시죠? 아주 강한 맛의 올리브 오일이에요.


맛집에서 만난 최고의 올리브 오일

딸과 남자친구가 미리 검색해 둔 맛집으로 향했습니다. 플레이팅도 훌륭했고 음식 맛도 일품이었어요. 그런데 며칠 후에 가려고 제가 미리 예약해 둔 올리브오일 농장 테라크레타(Teracreta)의 제품이 식탁에 올라온 걸 보고 얼마나 반갑던지요. 최고의 오일을 쓰는 곳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이 레스토랑의 이름은 Peskesi, 헤라클리온 (Heraklion) 다운타운에 있습니다.


올리브 나무로 뒤덮인 섬의 풍경

식사 후 예약한 헤라클리온 근교의 올리브 농장으로 갔습니다. 유명세는 덜했지만 오일 맛이 훌륭했고,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올리브 오일 테이스팅이었습니다. 좋은 오일은 목을 지나며 매운맛이 확 올라와야 한다고 합니다. 쓴맛 역시 필수라고 했지요. 이렇게 ‘찐’ 올리브 오일의 맛을 체험하니, 이곳이 왜 올리브의 고장이라 불리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스는 이탈리아, 스페인과 더불어 세계적인 올리브 오일 생산지입니다. 특히 크레테산 올리브 오일은 그중에서도 가장 인정받는다고 하지요. 이곳에는 가로수도 올리브 나무이고, 산길을 지나다 보면 산에 그득히 자라고 있는 나무들도 모두 올리브 나무였어요. 물론 올리브 농장도 있겠죠. 온 섬이 올리브 나무로 이루어진 곳, 이곳이 바로 크레테 섬입니다. 현지인들은 집집마다 오일을 직접 만들어 쓰기 때문에, 식당마다 오일 맛이 다르고 음식 풍미도 조금씩 달랐습니다.

헤라클리온 근교의 올리브 농장입니다. 이곳은 에어비앤비의 액티비티에서 찾아서 예약을 했어요.
가이드 해준 여성은 이 농장/공장 사장님 따님이고요. 너무 예쁜 분이 말도 너무 예쁘게 상냥하게 해서 더욱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푸짐한 인심이 살아있는 농장 테이블

첫 번째로 들른 이 농장은 포도원도 함께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건포도 샘플을 맛봤는데, 우리가 흔히 아는 선키스트 건포도와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아! 이게 진짜 건포도의 맛이겠구나!" 하는 풍미가 가득한 맛이었지요. 농장과 건물 투어가 끝나고, 올리브밭과 포도밭이 내려다보이는 테라스로 안내받았는데, 준비된 음식이 정말 푸짐했습니다. 이때부터 “그리스 인심은 정말 대단하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게 되지요.


방금 점심을 먹고 왔는데, 계속 나오는 음식에 당황했어요. 안타깝게도 손도 대지 못한 음식이 너무 많았지요.



석양과 함께한 부모님의 61번째 결혼기념일

저녁에는 가족 모두가 모여 부모님의 61번째 결혼기념일을 축하했습니다. 석양이 절정에 달한 순간, 바다와 하늘이 빚어낸 색의 향연은 잊을 수 없는 장면이었습니다. 그리스 여행의 묘미는 바로 매일 달라지는 바다의 색과 석양을 기대하는 설렘에 있습니다.

이렇게 가족과 함께한 첫 그리스 섬, 크레테에서의 하루가 저물었습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어드벤처가 시작됩니다.


부모님 결혼기념일 케익으로 등장한 작은 디저트지먄, 60회 기념일을 못 챙겨드렸는데, 그리스에서 아이들과 함께 챙겨드릴 수 있어서 감사했어요.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하얀 집들과 바다, 린도스에서의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