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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2010.01-2025.03.28

by 반지네언니

따뜻한 봄에 내 손으로 만든 수의 입혀서 예쁘게 보낼 수 있게 해줘서 고마워.

마지막까지 예쁜 내아기

일주일을 꼬박 곡기를 끊더니 얼굴이 반쪽이 됐다.

자기 건 줄 알았나봐. 수의 만들면 오래 산대서 만들었는데.

예쁜 핑크 코.

수액이고 뭐고 아픈 거 하나도 하지 말 걸. 그냥 편하게 맛있는 것만 먹이고 간식도 실컷 줄 걸.

할머니가 돼도 여전히 내 눈에는 아깽이.

맨날 벌러덩 누워 있고.

항상 예쁘게 모은 앞발.

너무 예뻐.

이제 못 본다는게 아직도 안 믿겨.

맨날 베개 뺐어간다고 구박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내가 바닥에서 잘 걸.

근데 내가 바닥에서 자면 또 이렇게 내 옆에 찰싹 붙어서 잤을 거잖아. 새벽마다 허리가 허전해서 잠이 깨.

거기는 어때. 친구들 많니? 햇살은 따뜻하고? 등지질만한 데는 있는지 모르겠네. 나중에 나 마중 나오는 거 잊지 말고 언니가 그 때 츄르랑 닭가슴살 바리바리 싸들고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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