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과 동행하면서 하루에도 여러 번 경험하는 생각 패턴이 있다. 그건 바로 "만약 ~하면 어쩌지"하는 생각의 흐름이다.
공황과의 동행 초기에는, 신체적이나 정신적으로 조금이라도 작은 변화가 느껴지게 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생각은, '만약 이 불편함이 공황발작으로 이어지면 어떡하지'이다.
나의 경우에는 호흡불편함이나 답답함이 느껴지면, 가슴이 조여 오는 듯한 놀람과 함께 바로 떠오르는 생각은 '이러다 숨이 안 쉬어지면 어떡하지', '앞으로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어떡하지', '이 상황에서 불안이 심해져서 내가 쓰러지기라도 하면 어떡하지', '공황발작이 오면 어떡하지', '주위에 사람들도 많은데 여기서 내가 이상한 모습을 보이면 어떡하지' 등등이다.
생각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든 시작은 가정으로 시작한다. 실제 나의 현 상황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나도 모르게 떠올리는 부정적인 시나리오에 기반해서 미리 걱정하는 것이다.
아마도, 이건 나의 오랜 잘못된 생각습관과 준비습관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
처음에는 어떤 일에도 실수하지 않기 위해, 보다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정상적으로 고민을 했던 과정이 점점 과해져서, 나도 모르게 어느 순간부터 정상적인 준비과정을 벗어나, 부정적인 시나리오를 만들어 놓고, 그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는 잘못된 습관을 만들고 말았다.
물론, 나는 그런 모습을 '준비가 철저한 모범적인 행동'이라고 착각하면서...
이 형태는 나쁜 일이 일어날 가능성과 치명성은 과하게 생각하면서, 정작 내가 가진 대처능력은 과소평가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생각의 결과는 점점 더 내가 미리 준비해야 하는 것들이 많아지게 만들게 된다.
이런 습관은, 결국 위험하지도 않은 변화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에, 일단 위험한 것이라고 단정 짓고, 대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동적으로 예기불안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 상황이 되면, 나는 두 가지 중 선택을 해야 한다. 이 상황을 완벽하게 통제해서 이겨내거나 아니면 서둘러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기 시작하는 것이다. 부정적 시나리오의 공포로 사로잡힌 나에게는 이 상황을 통제하는 것은 이미 불가능하고, 나의 유일한 선택지는 도망, 즉 회피일 것이다.
나의 신체는 자동적으로 도망을 위한 최적의 상태를 만들게 되고, 이런 과정의 결과는 나에게 더욱 호흡불편함과 답답함을 느끼게 만들게 된다. 그러면, 나는 내가 앞서서 만들었던 부정적인 생각, 즉 '만약~하면 어쩌지'란 가정이 맞다고 확증하게 된다.
이걸 알면서도, 매번 작은 불편한 증상이 발생할 때마다, 잘못된 습관처럼 사용하는 '만약~하면 어쩌지'는 엄청난 크기의 공포가 되어 돌아온다.
습관은 정말 무섭다.
이제는 그 흐름을 알았으니, 남은 것은 확실한 개입을 통해서 올바른 생각 패턴으로 돌리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제부터라도 증상이 시작되면, '만약~하면 어쩌지'라고 생각 대신,
'이 순간도 반드시 지나간다',
'지금 내가 느끼는 것의 실체는 그렇게 공포스러운 것이 아니다',
'내가 바로 그 유명한 숨쉬기 장인이다',
'숨은 내가 쉬는 것이지, 환경이 아무리 달라진다고 해도 변하는 것은 아니다',
'저기 봐라, 저 꼬맹이도, 저 어르신도 아무 일 없이, 숨을 잘 쉬고 계신다. 건강한 내가 무슨 걱정이야',
'이 순간도 나에게 주어진 소중한 순간이니, 피하지 못하면 즐기자'라고 주문을 하려 한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라진다고 했던가?
이젠 공포를 느끼는 대신에, 내 마음대로 생각의 흐름을 바꾸는 즐거움을 느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