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까마득한 세월이 흘렀다.
80년대 중반 월간 "현대문학"에 연재되던
"태백산맥"을 읽고 그 벅찬 감동과 설렘에
뜨거운 젊음의 열기로 하얗게 밤을 지새웠다.
비련의 여주인공 소화, 빨치산 연인 정하섭
시대의 아픔이 빚은 애틋하고도 슬픈 사랑에
몰입되어 '하얀 꽃(素花)'같은 사람을 동경했다.
그 시절 소녀의 생일날 "현대문학"을 선물했다.
아쉽게도 그녀는 소화의 애틋한 얘기가 담긴
"현대문학"을 그리 달가워하지 않았다.
40년이 흐른 지금도 우스개 삼아 얘기한다.
생일선물로 재미없는 책 한 권을 선물했다고.
지금의 그녀에게 답한다. 그때의 책 선물로
보석보다 더 빛나는 두 딸을 얻게 되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