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죽음

<그리스인 조르바> 의 오스탕스 부인의 죽음을 통해 보는 시각

by 윤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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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태어나면 죽게 마련이다. 이것은 세상 불변의 진리이다. 다시 말하자면 죽기 위해서 태어난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누구도 그런 삶을 살기에. 하지만 죽음의 과정이나 죽음의 질은 사람마다 다르다. 내가 본 가장 아름다운 죽음은 그리스인 조르바(그리스 원제 : Βίος και Πολιτεία του Αλέξη Ζορμπά, 1946)에 나오는 오스탕스 부인의 죽음이다. 그녀는 바람둥이 조르바를 처음 만나면서부터 그를 사랑하게 되었고 그와 결혼하여 함께 사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고 사는 여인이다. 하지만 조르바는 그녀의 사랑을 육체적 쾌락 이상으로는 생각하지 않았고 그녀의 진심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다 오스탕스 부인은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데 우연히 방문한 조르바의 품에서 생의 마지막을 맞이하게 된다. 물론 우연의 일치이긴 하지만 사랑하는 남자의 품에서 죽음을 맞는 오스탕스 부인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인이 된다. 부인의 죽음을 알아차린 조르바는 비롯 진심이 아닌 거짓이지만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여인을 대하듯 진심을 담아 그녀의 죽음에 함께 한다. 조르바 덕분에 부인은 세상 모든 여인들이 갈망하는 사랑하는 남자의 품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으로 죽음을 맞는다.


오스탕스 부인은 정숙한 삶을 살지는 못했다. 그녀는 여성이며 한때 유럽 열강(영국·프랑스·러시아·이탈리아)의 해군 장교들에게 사랑받았던 과거가 있었으며. 그녀는 스스로를 “네 나라의 제독들의 애인”이었다고 자랑하고 다녔지만 시간의 흐름은 그녀를 잊고 결국 죽음 앞에서 모든 것이 무의미해짐을 상징한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녀의 삶을 비난할 수는 없다. 사람의 삶은 고귀하기에. 그런 그녀가 맞이한 죽음은 세상 어느 고귀한 부인의 죽음에 비해 모자람이 없는 죽음을 맞이했다. 그토록 갈망하고 사랑했던 남자의 품에서 생의 마지막을 보낼 수 있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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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조르바>에서 등장하는 오스탕스 부인의 죽음은 인생의 덧없음과 인간 존재의 유한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그녀는 과거에는 매력적이고 화려한 인물이었지만, 말년에는 병들고 외로운 모습으로 죽음을 맞이한다. 그녀의 죽음의 배경은 병에 걸려 병상에 눕고 그녀를 돌보던 조르바의 따뜻한 배려 속에서 생을 마감한다. 그녀의 죽기 전의 소망은 오직 하나 조르바와 결혼하는 것이였다. 하지만 조르바는 응하지 않았고 현실적으로만 그녀를 대했다. 그녀의 죽음 이후의 상황은 정말이지 처참하기 그지 없었다. 그녀가 죽자마자 마을 사람들과 여자들은 그녀의 소유물인 장신구와 옷 등을 탐하고 약탈해간다. 이는 인간의 이기심과 무정함을 잘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남은 건 그녀가 누워 있는 침대뿐. 이 장면이 보여주는 상징적 의미로는 한때 영광스럽던 과거도 죽음 앞에선 무상하고 허망하며, 죽음 이후엔 존재조차 존중받지 못하는 현실이다.

그녀의 죽음을 문학적 해석으로 보면 가장 먼저는 삶의 허무와 인간 존재의 유한성을 보여준다. 오스탕스 부인은 한때는 "4개국의 애인"이라 불릴 정도로 사랑받았지만 시간의 흐름은 그녀를 잊고 결국 죽음 앞에서 모든 것이 무의미해짐을 상징한다다. 아울러 사회와 인간의 이기심을 둘 수 있다. 그녀의 죽음 직후 이루어진 약탈 행위는, 죽은 자에 대한 예의조차 없는 인간 사회의 냉혹함을 풍자하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조르바의 인간성 부각이다. 조르바는 그녀의 죽음을 진심으로 애도하며, 죽음과 인생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는 그의 자유로운 영혼 속에 깊은 인간애가 깃들어 있음을 보여주는 한 부분이다. 오스탕스 부인의 죽음은 <그리스인 조르바> 전반의 주제인 삶과 죽음, 자유와 덧없음, 인간성과 허무를 강렬하게 드러내는 사건이다. 그녀의 죽음을 통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다시 떠오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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