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응원
“소연 씨, 이 책들… 혹시 책방 준비하는 거예요?”
준혁이 창고에서 꺼낸 박스를 보며 물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조금씩 모으고 있어요.
언젠가, 나만의 공간을 만들고 싶어서요.”
그는 박스 안의 책들을 하나하나 꺼내며 말했다.
“이 책들, 다 소연 씨 같아요.
조용하고, 따뜻하고, 오래 곁에 두고 싶은 느낌.”
그 말에 나는 심장이 살짝 떨렸다.
그가 나를 그렇게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이,
내 안의 감정을 더 선명하게 만들었다.
“준혁 씨는… 제가 여기 자주 오는 거, 불편하지 않아요?”
내가 조심스럽게 묻자, 그는 잠시 말이 없다가 말했다.
“소연 씨가 여기 있을 때,
카페가 더 따뜻해져요.
그래서… 오히려 고마워요.”
그 말에,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말하지 않아도, 마음이 전해지는 순간이었다.
그날, 우리는 함께 책을 정리하고
작은 메모지를 붙였다.
‘이 책은 소연 씨의 첫 책방에 꼭 있어야 해요.’
그가 적은 글씨는 정갈했고,
그 속엔 조용한 응원이 담겨 있었다.
밖은 어둑해졌고,
카페 안의 불빛은 더 은은해졌다.
나는 창가에 앉아, 그가 커피를 내리는 모습을 바라봤다.
그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사람과 함께라면,
내가 꿈꾸는 공간도
조금 더 따뜻해질 수 있을 것 같다.’